정부, 더 이상 WTO 개도국 주장 않기로…국제적 위상 등 고려한 결정
정부, 더 이상 WTO 개도국 주장 않기로…국제적 위상 등 고려한 결정
  • 승인 201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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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협상 타결 전까진 특혜 변동 없어
쌀 등 민감 품목에는 별도의 협상 권한 有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 결과 및 WTO 개도국 논의 대응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이미지 제공: 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 결과 및 WTO 개도국 논의 대응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이미지 제공: 뉴시스)

정부가 “향후 관련 협상 시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08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WTO 개도국 논의 대응 방향’을 논의해 의결했다.

그는 “미래 협상 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쌀 등 민감 품목에 대한 별도 협상 권한을 확인하고, ‘개도국 지위 포기(Forego)’가 아닌 ‘미래 협상에 한해 특혜를 주장하지 않는다(Not Seek)’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의 대외 위상을 고려한 결정이다. WTO 164개 회원국 중 ▲주요 20개국 협의체(G20) 회원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국민 소득 3만 달러 이상이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9곳에 불과하다. 홍 부총리는 한국의 이런 경제적 위상을 볼 때 국제 사회에서 개도국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한국과 경제 규모·위상이 비슷하거나 낮은 싱가포르·브라질·대만 등의 국가도 향후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홍 부총리는 “이러한 상황을 미루어보았을 때, 우리나라가 개도국 특혜에 관한 결정을 미룬다고 하더라도 향후 WTO 협상에서 우리에게 개도국 지위를 인정해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결정이 늦어질수록 대외적 명분과 협상력 모두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래 WTO 농업 협상 타결 전까지는 기존 협상을 통해 이미 확보한 개도국 특혜를 변동 없이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서 “그 전까지는 이번 결정이 끼치는 영향이 없으며 이에 대비할 시간과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농업계의 반발에 대한 우려에는 “농민들이 요구한 몇 가지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국내 농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나가겠다”고 답했다.

현재 정부는 ▲쌀 등 국내 농업 민감 분야 최대한 보호 ▲국내 농업에 영향 발생 시 반드시 피해 보전 대책 마련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대책 추진 등을 골자로 한 3대 정책 방향 아래 한국 농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농협 “국내 농축산업 전반에 큰 피해 우려”
농협 농정통상위원회 조합장들은 지난달 29일 정부가 WTO 개도국 지위를 내려놓은 데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대(對)정부·국회 건의문을 채택하고, 황주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찾아가 이를 직접 전했다.

건의문에는 “전국의 250만 농업인들은 깊은 좌절감과 함께 우리 농업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다”며 “차기 농업 협상에서 개도국에 주어지는 여러 우대 조치를 받을 수 없게 돼 주요 농축산물은 물론 농업 전반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이 담겼다.

또한 조합장들은 농업 보조 정책을 직불제 중심의 선진국형으로 전환하고 직불제 예산을 단기적으로는 3조원 이상, 점진적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5조원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업 예산이 국가 전체 예산의 최소 4% 이상은 돼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으며,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확산해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국가의 책무를 실행하라고도 촉구했다.

한편 농협에 따르면 WTO가 출범한 1995년 이후 지난해까지 한국의 농축산물 수입액은 69억달러에서 274억달러로 무려 4배나 늘어났다. 농업인들은 농업 강국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연이어 맺으면서 수입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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