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척추전문센터 신문수 소장

4월에서부터 6월에 이르는 시기는 적당한 바람과 따사로운 날씨로 인해 마라톤의 적기로 꼽힌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각종 기관, 단체에서 주관하는 마라톤 대회가 늘 성황을 이룬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마라톤은 일부 매니아층이 좋아하는 스포츠였으나 최근엔 웰빙바람을 타고 남녀노소 구분 없이 참여층이 크게 늘었다. 조금 과장해 말하면 마라톤 동호회가 없는 사업장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흔히 마라토너들은 마라톤을 마약과도 같다고 표현한다. 한번 달리는 재미를 느끼게 되면 영원히 멈출 수 없다고 할 만큼 강한 중독성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표현이 조금 거친면이 있지만 맞는 말이다. 마라톤을 포함해 중거리 이상의 달리기 운동에는 러너들만이 느끼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쾌감이 있다. 이것은 대략 30분 이상 달리게 될 때 다리와 팔이 가벼워지면서 피로감이 사라지고 행복감이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이는 의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일정시간 이상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면 뇌에서 마약성분과 구조가 비슷한 오피오이드 펩티드(opioid peptide)가 분비된다. 또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가 저하되어 우울증세가 약화된다.

하지만 이러한 쾌감에 취해 자신의 운동 능력을 넘어서 마라톤을 즐기는 것은 자칫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간혹 자신의 건강에 자만을 해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병원을 찾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뛰는 운동은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때문에 자신의 건강을 잘 살피고 주치의와 상의하면서 운동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은 마라톤을 할 때 주의해야할 사항을 적은 것이다.

첫 번째 자신에게 맞는 조깅화와 운동복을 선택해야 한다. 조깅화는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쿠션이 좋은 것을 택해야 한다. 그리고 신발의 쿠션이 다됐다고 생각하면 새신발로 교환해야 한다. 운동복의 경우는 통풍이 잘 되는 것을 우선적으로 택해야 한다. 1시간에서 길게는 5시간 정도를 뛰어야 하므로 신체에 무리가 없어야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철저히 해야 한다. 대부분의 운동이 다 그렇지만 특히 마라톤의 경우는 뛰기 전에 몸의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고 유연하게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준비운동은 다리의 근육을 먼저 푼 다음 작은 근육들을 풀어주는 식으로 해야 하며, 마무리 운동은 몸의 무리를 막아 준다는 생각을 갖고 천천히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끝으로 기록에 연연해서 운동을 하면 안 된다. 종종 러너들을 보면 달리기의 쾌감에 취해 자신이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마지막 1~2km를 스파트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무리를 하다가는 큰 낭패를 당하는 수가 있다. 때문에 마라톤을 할 때는 항상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자신의 몸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즐겨야 한다.

끝으로 문제가 생겼을 경우의 대처법을 조금 말하고자 한다. 마라톤 후 근육에 무리가 가는 느낌이나 허리, 무릎에 통증이 있을 때는 2~3주 동안 무리한 운동을 삼가고 2~3일간 마사지와 차가운 찜질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지속적인 통증이 계속된다면 가까운 병원의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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