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내과 최일 과장

술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인간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건강상 문제이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적절한 체중 유지,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영양 섭취, 금연, 충분한 휴식 및 수면 등이 있는데, 여기에 빠지지 않는 것이 적당량의 음주이다.

우리 몸에 들어온 술(알코올)의 일부(10~20%)는 위에서 흡수가 되고, 그 나머지 대부분은 소장에서 흡수가 된다. 흡수된 알코올은 혈류를 통해 간으로 가서 대사되고 일부(10%)는 폐를 통해 처리가 된다.

사람마다 취하는 정도와 깨는 속도가 다른 것은 간에서 알코올 제거가 얼마나 빨리 일어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이때 주 역할을 하는 것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인 ‘알코올탈수소 효소’다. 즉 이 ‘알코올탈수소 효소’의 양에 따라 술이 깨는 속도가 차이가 나는 것이다.

알코올탈수소 효소에 의해 알코올은 아세트알데히드로 대사가 되고 아세트알데히드는 여러 단계를 거쳐 물과 탄산가스로 변한다. 술을 마신 후 나타나는 두통, 구토, 얼굴 붉어짐 등은 알코올 때문이 아니라 대사 과정에서 쌓인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한 증상이다.

적당량의 술은 기분을 좋게 하고, 식욕을 북돋아 주기도 한다. 또 피로감을 없애 주고 자신감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과다한 음주는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직접적인 자극에 의해 위염이나 위궤양이 생길 수 있으며, 많은 양의 술을 마신 후 토할 때는 위와 식도 사이의 점막이 찢어질 수도 있다. 특히 이 경우에는 응급치료를 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 또한 처리능력을 벗어나게 술을 먹게 되면 처리 공장인 간이 나빠지게 된다. 이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 등이다.

아울러 술은 중추신경을 억제시켜 마취작용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심하면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생긴다. 이런 현상은 술이 대뇌에 영향을 미쳐 기억을 입력하는 기능을 마비시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런 문제가 생기면 자신의 음주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될 수도 있는 술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마실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에 맞게 적당하게 마시는 것이다. 사람마다 간에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한차례 마실 수 있는 적당량은 알코올 50g 정도로 소주는 반병(3~4잔, 한잔은 50cc, 한잔의 알코올양은 0.25×50 = 12.5g), 양주는 스트레이트로 3잔, 맥주는 2병 정도다. 간에서 술이 주로 처리되므로 술을 마신 후에는 일정기간 휴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음주는 주 2회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알코올의 흡수속도는 술 종류에 따라 다르다. 위스키 등 증류주가 맥주 등 발효주에 비해 흡수속도가 빠르다. 또 똑같은 농도를 마시더라도 도수가 약한 술이 독한 술 보다 덜 해롭다. 탄산음료 및 이온음료와 섞어 마시거나 여러가지 술을 섞어 마셔도 흡수속도가 증가한다. 특히 폭탄주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아울러 술은 약한 술부터 독한 술의 순서로 먹는 것이 좋다. 이밖에 안주와 함께 먹는 것도 중요한데 치즈, 두부, 고기, 생선 등의 고단백질 음식이 간세포의 재생을 높이고, 알코올 대사 효소를 활성화 시켜준다.

술을 빨리 깨기 위해서는 수분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특히 당분이 들어있는 음료나 이온음료, 우유, 차, 커피가 좋다. 이외 가볍게 운동을 하거나 무우국, 콩나물국, 조개국 등을 먹는 것도 숙취 해결에 도움을 준다.

반면 해장술은 간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술에 의존을 생기게 하여 알코올 중독에 빠질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꼭 피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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