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건강칼럼

정조은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조은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A씨는 직장 내에서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힘들었지만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며 휴일도 반납하고 일에 파묻혀 살았다. 하지만 입사 6년이 지난 현재 승진  등의 보상은커녕 만성 피로와 위염만을 얻었다. A씨는 점차 의욕이 떨어지고, 일을 하는 동기도 없어졌으며 주위 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기계적이 될 뿐이었다. 이따금씩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충동이 들기도 하고 우울감이 심해져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했다”

A씨처럼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지속적인 업무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서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소진 또는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고 한다. 이 상태는 단순한 탈진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소진증후군은 ▲정서적 탈진(신체적, 감정적 고갈이 만성화된 상태로 의욕상실 동반) ▲비인격화(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할 수 없고 주위에 대해 냉소적 태도) ▲성취감 감소(일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 자신의 업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 업무 기능의 저하)라는 3가지 특징을 보인다.

소진증후군은 점진적으로 천천히 발생하지만, 적절한 조치 없이 방치되면 소화장애, 두통, 우울장애, 수면장애 등의 발병률을 높인다.

소진증후군은 일에 있어서 노력-보상의 불균형, 낮은 업무 자율성, 절차적 불공정성, 주위 도움의 부족 등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아 업무 환경 등이 개선돼야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그 환경을 내 힘만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고 바뀔 수 있더라도 그때까지 내 신체와 마음이 상처받는 것을 그냥 방치할 수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소진증후군이 의심된다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해볼 필요가 있다.

● 직장동료나 친구, 선후배와 고민을 공유한다.
● 쉬는 시간에는 쉬고 나 자신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찾는다.
● 업무를 집으로 가져가지 않고 일과 관련된 영역과 그 이외의 영역에 경계를 둔다.

이외 여러가지 조치에도 증상이 지속되고 생활하는데 지장을 받을 정도로 힘들다면, 더 이상의 소진이라도 줄이기 위해 전문가와 또 다른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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