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건강칼럼

한창태 교수(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태 교수(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간혹 어른신들 중에 치매 예방약 또는 뇌영양제를 처방 받으러 왔다는 분들이 있다. 아쉽게도 현재까지 치매를 예방하는 약은 없다. 아마도 인지기능을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는 여러 가지 치료들이 마치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해되는 듯하다.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
치매를 진단받은 치매 환자들에게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으로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메만틴 등이 있다. 이 약물들이 치매를 치료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치매를 예방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진짜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같은 뇌 과학자들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으로 치매에 걸리지 않는 강건한 뇌를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를 인지저장능(Cognitive Reserve)이라고 한다.

인지저장능 향상을 위한 첫 번째 수단은 교육이다. 공부의 정도가 깊을수록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과거에 얼마나 공부를 많이 했느냐도 중요하지만 현재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느냐 또한 중요하다. 평생 학습관과 같은 곳에 다니면서 늘 공부하는 자세로 생활한다면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공부의 종류로는 외국어 배우기 등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을 공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이 최우선
두 번째는 직업 수행이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과거에 자식과 사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경제활동을 했다. 이제는 경제적인 목적이 아니라 뇌 건강을 위해 일을 갖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문헌에 따르면 과거 단순한 직업보다는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을 가졌던 사람이 치매에 덜 걸린다는 보고가 있다.

세 번째는 활발한 여가 활동이다. 유산소 운동, 근력과 같은 신체적 여가 활동, 퀴즈 풀기, 퍼즐 맞추기와 같은 정신적, 인지적 여가 활동이 치매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신체적, 정신적, 인지적 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스포츠 댄스나 악기 배우기 등을 추천하고 싶다.

또한 우울증, 불안증, 불면증과 같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도 치매를 예방하는데 필수적이다. 치료하지 않는 우울증은 추후 치매의 위험 요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불안 및 불면도 치매와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혹시 위와 같은 질환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적절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정리하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놀면서 아픈 정신 건강을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와 적절하게 치료한다면 치매를 두려워하지 않고 건강한 노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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