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건강칼럼

최지욱 교수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지욱 교수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성인 적정 수면시간은 7~8시간으로 하루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렇듯 수면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며 인지기능을 포함한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수면장애는 불면증, 기면증, 수면무호흡증, 주기적 사지운동 장애, 하지불안 증후군, 악몽, 렘수면행동장애 등 매우 다양하다. 그 중 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장애로 성인의 경우 1년 유병률이 30~45%에 달한다. 불면증은 잠이 쉽게 들지 않는 경우, 중간에 자주 깨는 경우, 한 번 깨면 다시 잠에 들지 못하는 경우 모두를 포함한다.

환자 입장에서 불면증은 참으로 답답하고 환장할 노릇이다. 밤새 제대로 잠 한숨을 못 잤는데, 어째 낮에도 잠을 이룰 수가 없단 말인가. 몸은 까라지고 정신조차 흐려지는데, 순간 깜빡 조는 듯 하더니 이내 곧 잠을 깨고 만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러다가 정신줄을 놓게 되는 것 아닌가 겁이 더럭 난다.

몸을 고되게 하면 피곤해서라도 잠이 올까 해 저녁 내내 운동장을 지치도록 돌아도 마찬가지이고, 그나마 한숨 잤는데도 깨면 아직 한밤중이다. 아침까지 긴긴 시간을 어떻게 또 버텨야 하나. 못하는 술을 억지로 마셔보아도 하루 이틀은 얼핏 잠드는 것 같더니 더 피곤할 뿐 매한가지다.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데 오늘 또 못 잘까봐 저녁시간만 다가와도 여간 애가 타는 게 아니다.  

불면증을 경험하게 되면 그 고통 때문에 온통 잠에 모든 신경이 다 모이게 된다. 오히려 그 노심초사 때문에 오던 잠이 달아나는데도 말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오해 중에 하나가 불면증의 치료는 ‘밤에만’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면제에 많이 의존하게 된다. 하지만 인체의 기능이라는 것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시간적으로 건강한 리듬의 습관이 중요하다.

핵심은 ‘하루 동안 낮에 생활을 건강하게 해야’ 자연스럽게 밤에 건강한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낮 동안 과도한 불안이나 걱정, 긴장, 과로나 지나친 나태함으로 보내면, 심지어 밤에 수면제를 복용해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상당 기간 이 리듬이 깨어져 있는 상태가 지속됐다면, 하루 이틀 낮 시간을 잘 보낸다고 해서 금방 깊은 잠을 잘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즉, 잠 걱정만 할 일이 아니라 하루 전체를 건강하게 잘 보내려고 노력해야 하며, 며칠 노력에 금방 잠이 오지 않더라고 실망하지 말고 꾸준히 리듬을 회복할 때까지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혹시 하루를 건강하게 보내는데 방해되는 신체적 질환이나 우울증, 스트레스성 장애 등의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면 그 치료가 반드시 병용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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