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

예기치 못한 이상기후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인류를 향한 지구의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캐나다 서부와 태평양 북서부 지역에서 전례 없는 폭염으로 약 800명이 숨졌다. 6월 일평균 최고기온이 20도를 밑돌던 밴쿠버의 작은 도시 리턴의 최고 기온은 50도 가까이 치솟았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12개 주(州)를 초토화시킨 초대형 산불과 열돔(Heat Dome) 현상으로 인한 폭염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서유럽에서는 100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열흘 간격으로 연달아 내리며 약 210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독일 등 안전 선진국으로 불리는 국가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여 설계한 재난대응시스템과 대비시설이 예기치 못한 기후변화 앞에 손을 써볼 새도 없이 무너졌다.

이번 기후재난은 재난대응체계에 큰 변화가 필요함을 알려줬다. 사실 기후변화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 정부도 폭우, 폭설, 지진 등 자연재해에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국가재난안전통신 전국망 구축, 재난안전 연구개발 등 인프라를 조성하고,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등 재난대응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각국의 대응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는 분명 박수 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산업현장이다. 산업시설은 가스, 전기 등 여러 위험요인이 집약된 곳으로, 재해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 등 대규모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소지가 높음에도 그간 방재대책 수립과정에서 다소 소홀히 다루어져 왔다.

지금까지는 일본, 중국 등 주변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자연재해로 인한 산업시설의 피해가 적은 편이었으나, 앞으로 예기치 못한 기후변화와 맞닥뜨린다면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국가적 위기상황까지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는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자연재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대비체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는 기존 재난대응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상기후에 대한 정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자연재해 발생 시 상황별 대처방안과 행동요령 등을 매뉴얼로 제작하여 산업현장에 보급해 주어야 한다.

현장에서도 기후변화 등 제반 환경 변화에 걸맞은 위기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주기적인 훈련을 통해 근로자들이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나폴레옹은 “우리가 어느 날 마주칠 사고는 우리가 소홀히 보낸 어떤 시간에 대한 보복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우리는 안전을 소홀히 했던 수많은 시간들에 대한 죗값을 치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너무나 혹독한 대가를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안전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매일 실천하며 어느 날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재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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