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건강칼럼

            한창태 교수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태 교수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간혹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기도 하고, 대상과 실제 이야기도 한다며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있다. 그 대상은 친척일 때도 있고, 모르는 사람일 때도 있고, 여러 명의 아이들일 때도 있다.  

이런 경우 루이소체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물론 뇌영상 검사, 뇌혈류 검사, 핵의학적 검사 등을 실시해 확진을 하지만 환자와 보호자가 주는 정보로 진단을 더욱 정확하게 할 수 있다.

환시를 의심해 환자에게 항정신병 약물이 처방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루이소체 치매를 앓는 경우라면 오히려 증상이 더 심해지고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루이소체 치매는 특징적으로 정상 상태에서는 아무런 증상 없이 잘 지내고, 증상이 있을 때는 너무나도 생생하게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밤에 잠을 자다가 고함을 지르고 손발을 움직이거나 걷다가 자주 넘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걷는 모습이 느려지고 몸이 굳어지는 상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초기에는 위의 증상들이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기능의 저하가 두드러지며 최종적으로 심한 인지기능 장애와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경과를 겪게 된다.

중요한 것은 치매는 초기 증상이 기억력 저하뿐만 아니라 다양한 증상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의 기능이 신체적 건강의 악화가 아닌 정신적인 변화로 발생했다면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해 신체적, 감정적, 인지적 평가를 종합적으로 받고 진단 및 예방, 조기 진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츠하이머병, 단기 기억력 장애로 증상 시작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경우를 가정해 보면 다음과 같다.
‘78세 여성.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 서서히 진행되는 기억력 저하. 아버지가 76세 때 치매 진단을 받고 8년 후 사망. 2년 전부터 물건 둔 곳을 찾지 못하고 며칠 지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고 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심해짐. 최근에는 외출했다 길을 잃고 헤매다 택시를 타고 들어온 적이 있음. 보행 장애, 대.소변 조절 장애는 없음. 일주일 전 가족들과 외식한 것을 알고 있으나 어디서 무엇을 먹고 누구와 갔었는지 기억하지 못함. 교회에 혼자 가는 것을 자신 없어 해 자녀와 같이 가려 함.’

알츠하이머병은 나이가 많은 여성에게서 많다고 알려져 있다. 만약 배움이 적다면 역시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 치매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수 년 전부터 기억력의 저하로 증상이 시작되고 점점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병이 진행하면 지남력이 떨어져 날짜의 개념이 없어지고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은 단기 기억력의 장애로 증상이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10년, 20년 전 기억을 잘 한다 할지라도 단기기억의 장애가 있으면 알츠하이머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억력이 아무리 예전만 못 하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는데 무리가 없다면 치매로 진단하지 않는다. 치매는 반드시 기억력, 판단력 같은 인지기능의 저하와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동시에 떨어진다. 따라서 기억력이 예전만 못해 잘 하던 일을 못하게 됐다면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전문의와 상담하고 필요하다면 정밀진단을 받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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