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남해화학 공장장
2021년 산재예방유공자 포상 '동탑산업훈장' 수상

평생 전문기술인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34년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이가 있다. 그는 직무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안전과 관련된 8종의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했으며, 오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안전기술과 관련된 2종의 특허를 보유하고 13종의 서적 및 논문을 발간하였다.

오늘의 주인공인 이재근 남해화학 공장장의 이야기다. 올해로 54회째를 맞이한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기념식에서 최고의 훈격인 동탑산업훈장을 받을 정도로 그의 공적은 눈부시다.위험작업의 외주화 제한, 고위험작업 밀착점검 강화, 작업중지권 철저한 시행 등 이재근 공장장이 주도한 산재예방 활동은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의 노력은 지난해 남해화학 설립 최초로 무재해 5배수(313만 인시) 및 산업 재해율 제로(Zero)라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이재근 공장장을 만나 수상소감과 안전에 대한 소회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재근 남해화학 공장장
이재근 남해화학 공장장

 

Q. 동탑산업훈장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귀한 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남해화학의 하형수 사장님, 노동조합 최용선 위원장님과 임직원 그리고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습니다. 저는 단지 이분들을 대표해서 상을 받았을 뿐입니다. 그래서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도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Q. 남해화학 및 공장장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남해화학은 저가, 양질의 비료를 적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지난 1974년 정부주도로 설립되었으며, 이후 1998년 농협중앙회 계열사로 편입되어 비료와 화학제품을 국내외로 공급ㆍ수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료수출과 유류사업에서 얻은 수익을 통해 국내 농업인에게 저가로 비료를 공급하며 국내 농자재 가격 안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1987년에 입사한 후 공무팀장, 안전팀장, 기술본부장으로 근무하였고, 한일 합작사인 닛소남해아그로 대표이사ㆍ공장장을 거쳐 현재 남해화학 공장장을 맡고 있습니다.
 

Q. 기계안전기술사, 건설기계기술사, 산업기계설비기술사, 위험물기능장 등 여러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고, 안전기술 관련 저서 및 논문 등을 다수 발간했습니다. 그 배경과 동기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산업현장에는 핵심 기술이 필요한 곳곳에 관련 국가기술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사람의 생명과 건강, 안전과 관련이 있는 산업에는 더욱 엄격한 기술자격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역량과 자질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해왔습니다. 직무에서의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익히기 위해 노력한 세월이 34년. 어느덧 기계안전기술사, 건설기계기술사, 산업기계설비기술사, 위험물기능장 등 8종의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고 분진화재 감지시스템, 제어방법ㆍ안전밸브 작동검사 시스템 등 2종의 특허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밑거름들이 하나둘씩 쌓여 제가 남해화학을 안전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또한 오랜 기간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전기술 관련 서적과 논문도 13개 발간했으며, 최근에는 여수지역 국가석유화학 특성화 계열 PSM(Process Safety Management) SMART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교과목 교재개발 책임자로 선임되어 위험물을 포함한 산업안전 분야 교재를 집필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여수시 관급공사 설계 자문위원, 국토부 시행 건설기계조정사 안전교육 교수,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위원 등 지역사회의 안전 및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활동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사내 공로상, 농협중앙회장상 수상과 함께 여수소방서장, 여수시장, 소방방재청장 및 전라남도 도지사로부터 표창을 수상했으며, 전남도의회의장의 감사패도 받았습니다.

안전은 혼자가 아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실천할 때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제 경험과 노하우를 직원 및 관련 업계, 석유화학산업 현장 종사자 등과 공유하여 더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안전은 예방이 최우선이라 생각합니다

Q. 평소 안전에 대한 공장장님의 신념이나 철학이 궁금합니다.
안전은 예방이 최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소를 잃고 아무리 외양간을 잘 고쳐도 소를 잃은 손해를 만회할 수는 없습니다. 사고는 우연히 또는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인리히 법칙에서 나오듯 중대재해 전에는 29건의 경미한 사고와 300건의 위험징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 사실을 명심하고 작은 위험성도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위험설비의 경우 사람의 실수(Human Error)나 기계설비의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근원적 안전개념의 Fool proof와 다중 안전장치의 Fail safe 개념을 적용하여 설계단계에서부터 근로자가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또 하비의 3E(Engineering, Education, Enforcement) 안전대책을 기반으로 한 보다 전문화된 안전관리활동도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Q. 현재 추진 중인 안전보건활동과 그 성과에 대해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남해화학은 안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안전우선의 현장문화를 확립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288억 원을 투자하여 노후시설을 개선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등 회사 운영프로세스를 생산에서 안전으로 바꾸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ㆍ사와 협력사 모두 안전의 주체가 되어 안전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사내 산업안전보건위원회와 도급업체 산업보건협의체 운영을 통해 작업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즉각 처리하고 있으며, 공생협력프로그램을 통해 남해화학 상주 협력사(18개사)의 안전교육, 위험성평가 등 안전보건활동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 남해화학은 철저히 사전예방에 중점을 두고 안전관리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정비ㆍ보수ㆍ설치 등 작업 전에는 위험성평가(JSA)를 실시하고 반드시 표준작업절차서를 준수하여 작업토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인리히가 말한 현장 내 300건의 위험징후를 제거하기 위해 Clean300 운동을 비롯하여 사전 설계안전성검토, 예방정비(PM)활동, 위험예지훈련(TBM), 3정5S 운동, 위험요소 발굴시스템 구축, 규정 및 절차준수 등 예방안전 100% 실천운동에 초점을 두고 안전관리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유해화학물질 누출 등 비상상황에 대비하여 주기적인 불시소방훈련과 24시간 비상대응을 위한 당직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회전기계, 컨베이어 시설 보수작업 등의 경우 가동을 중지한 후 작업자가 잠금장치를 직접 휴대하여 작업하도록 함으로써 끼임과 감전 사고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남해화학 설립 최초로 무재해 5배수(313만 인시)를 달성하고, 산업재해율 0%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KOSHA-MS 시스템도 구축하여 인증을 받았습니다.
 

하비의 3E
Engineering, Education, Enforcement

 

Q.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와 준비과정 등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법적조치 강화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처벌위주의 체제만으로는 산업재해가 줄어들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주와 근로자, 협력사 모두의 안전의식 수준 향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남해화학에서는 기존에 한 팀에 불과했던 안전보건관리 전담조직을 본부로 승격시키고 환경ㆍ안전ㆍ공장지원 3팀 체제로 확대 개편했습니다. 전문 안전 인력을 충원하여 공장 특성에 맞는 맞춤형 안전활동을 추진하고,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위험작업에 대해서는 요인분석을 통해 위험요인을 철저히 제거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대재해예방을 위해 위험작업의 외주화를 제한하고 고위험작업에 대한 밀착점검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위험이 감지될 경우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에게 작업중지권을 부여하고, 그 권한을 적정한 상황과 시기에 행사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남해화학 안전관리의 핵심이며 자랑거리입니다.

Q. 보다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것은 무엇인가요.
특정 부분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지금까지의 안전관리시스템을 현장에 안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공장장이 바뀌어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구성원 모두가 안전에 참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항구적인 무재해 사업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최근 구축한 KOSHA-MS 조기정착과 안전작업절차서 보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또한 안전관련 부서를 더욱 강화하여 안전에 대한 직원들의 의식변화와 더불어 협력업체의 안전관리 교육도 보다 내실 있게 진행하고자 합니다. 남해화학 관계자 모두가 안전을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시행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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