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수 교수(안전공학박사, 한국폴리텍대학 충주캠퍼스)

“아프니까 청춘이다” 저자 김난도 교수의 인생시계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대의 인생은 몇 시인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를 24시간에 비유한다면, 그대는 지금 몇 시쯤에 살고 있는 것 같은가? 태양이 한참 뜨거운 정오? 혹시 대학을 방금 졸업했다면, 점심 먹고 한창 일을 시작할 오후 1~2시쯤 됐을는지. 막연하게 상상만 할 것이 아니라 한번 계산기를 들고 셈해보자.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0세쯤 된다고 하면 인생시계의 계산법은 쉽다. 24시간은 1,440분에 해당하는데, 이것을 80년으로 나누면 18분이다. 1년에 18분씩, 10년에 3시간씩 가는 것으로 계산하면 금방 자기 나이가 몇 시인지 나온다. 20세는 오전 6시, 60세는 오후 6시이다. 이 시계는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인 80세를 기준으로 했으니, 앞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인생시각은 더 여유로워질 수 있다.

인생시계를 보여주면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 생각보다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50세를 맞이한 분들에게 “이제 겨우 오후 3시예요.” 하고 알려줬더니, 연방 손가락을 꼽아보면 “정말이네?” 한다. 대학졸업을 맞은 스물넷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대다수가 “나름대로 인생 꽤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오전 7시 12분밖에 안됐어요?” 한다.

그렇다. 아직 많이 남았다. 아침 7시에 일이 조금 늦어졌다고 하루전체가 끝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나는 너무 늦었어!” 라고 단정 지으려는 것은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문제다. 혹시라도 포기나 좌절의 빌미를 스스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적어도 무엇이든 바꿀 수 있을 만큼 그대는 아직 젊다.

지금까지는 인생 시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지금 안전시계는 몇 시인가? 대중교통수단인 버스를 타니 운전기사 머리 위에 ‘경축 무재해 100일 달성’이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인생시계 80년은 일수로 29,200일인데 안전의 시계는 100일이라고 하면서 ‘경축’이라는 단어까지 쓰였다. 인생시계로 계산해볼 때 경축 무재해 100일은 하루 중 약 6분이다.

나는 365일 항상 기도한다. 지금 늙었고 못생기고 볼품이 없어도 이대로 29,200일까지 정상적인 시계가 되었다가 하나님께 가기를 원한다고 수시로 기도한다. 안전의 시계도 마찬가지다. 지금 6분간 무재해를 유지했다고 앞으로 1,424분이 계속 무재해로 이어진다는 확신이 없기에 자만심과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지금 무재해를 유지하지 못했다고 절대 포기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어서 건강하고 장수하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자 안전관리의 기본가치가 아닌가? 안전과 인생은 둘 일수 없고 나누어도 안 된다. 모든 일에 최우선이 safety first이다. 안전의 시계는 365일 24시간 멈추어서는 안된다.

어쩌다 제자들의 주례나 직원의 주례를 할 때 반드시 들려주는 주례사가 있다. 나의 주례사는 월, 화, 수, 목, 금, 토, 일이다.

月요일은 달빛처럼 은은하게 생활을 하고, 火요일은 불길처럼 강렬하게 생활하고, 水요일은 흐르는 물처럼 세상의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木요일은 나무처럼 싱그럽게 20대 젊음을 영원히 유지하면서 생활하고, 金요일은 금빛 찬란한 역사를 창조해나가는 날로 생각하며, 土요일은 흙 속에 씨앗을 잉태시켜 싹을 틔우듯 육성시키는 날로 기억하고, 日요일은 태양처럼 온누리를 이루듯이 사랑과 관용을 가지고 살아가자. 어제의 하루와 오늘의 하루는 결코 같은 날이 아니다. 언제나 새로운 날이다.

눈에는 精氣가 빛나고, 얼굴에는 火氣가 넘치고, 마음에는 生氣가 넘치고, 온몸에는 熱氣가 타오르게 무재해 시계를 손목에 차고 매일 매일을 새롭게 연출하면서 아름다운 삶을 영위 했으며 한다.

안전의 시계는 늦음도 빠름도 안 된다. 1초의 차이가 있어서도 안된다. 지금 일터의 안전시계는 몇 시를 가리키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모든 현장에서 경축 29,200일 무재해가 꼭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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