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기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관리자, 근로자, 경영진들 모두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이하 산안위)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산안위는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위험 또는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한 계획 및 대책 등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노사가 함께 심의·의결하기 위한 기구로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역할 수행을 위한 제도이다.

산안위 운영 여부는 사업의 종류 및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3개월 마다 한 번씩 열리고 다양한 안건을 심의 의결하는데 사업장의 산업재해 예방계획의 수립과 작업환경의 점검 및 개선에 관한 사항, 근로자들의 안전보건 유지 증진 사항들을 의결한다.

비록 법적으로 운영을 해야하지만, 산안위는 안전한 현장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산업재해를 감소시키고 건강한 노동환경을 증진 시키기 위해서는 안전보건에 대한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이러한 산업재해 예방 및 산업안전보건 활동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서는 근로자의 참여가 기본적인 요소이다. 구체적으로 사업장의 위험 및 재해 가능성을 가장 먼저 파악하고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장 근로자이며, 근로자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재해예방 활동의 시작이다.

산업현장에서 안전을 위해 위험에 대한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노사 간에 안전이나 위험에 대한 의사소통이 충분하지 못하고 정확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을 때, 근로자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며 위험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하여 재해 발생 가능성은 높아진다. 따라서 근로자들의 적극적인 의사 개진과 참여는 산안위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평소에 함께 모이기 힘든 서로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조화를 이루게 하며, 안전에 대해 협력하고 생각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 산안위며 넓은 범주의 안전 관리 방침을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안전보건공단의 근로환경 조사 대상 중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Yi, Cho, 및 Kim, 2011)에 따르면 산안위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기업이 설치된 기업보다 질병과 사고 비율이 약 2~3배 이상 높았다. 추가적으로 국외에서도 산안위가 활성화되고 충분히 기능했을 때 근로자들의 안전과 건강뿐만 아니라 산업안전보건 관리 시스템과 절차의 효율성이 향상되었고(Berlinguer et al,, 1996), 산안위 노사 참여가 노사 관계 강화에도 도움이 되었다(Walters et al., 2005).

산업안전보건 활동은 주로 사업주 역할에 의존하기 때문에 산안위에서 사업주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근로자 참여 보장으로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고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 즉 산안위에서 보이는 경영진의 말과 행동은 안전 리더십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업장에서 산안위의 회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니, 경영진이 지난 회의 내용에서 결정된 사안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질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영진이 회의를 주도하고 궁금한 사항, 조치 사항의 경과, 그리고 조치의 효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확인, 질문 하는 것, 그리고 의사결정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필요한 예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모습은 기업 구성원들에게 안전이 핵심 가치로 자리잡혀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줄 수 있고 이는 안전문화의 기틀이 된다.

산안위는 사안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위해 요구되는 지식과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야 하지만, 인원이 너무 많으면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큰 규모의 기업에서는 전사 차원 산안위, 사업장 차원 위원회, 부서 차원 위원회를 두기도 한다. 즉 위원회의 종류 및 수, 구조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라 현장의 안전 관련 사안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Yi, K. H., Cho, H. H., & Kim, J. (2011). An empirical analysis on labor unions and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committees’ activity, and their relation to the changes in occupational injury and illness rate. Safety and Health at Work, 2(4), 321-327.

Berlinguer, G., Falzi, G., & Figa-Talamanca, I. (1996). Ethical problems in the relationship between health and work. International Journal of Health Services, 26(1), 147-171.

Walters, D., Nichols, T., Connor, J., Tasiran, A. C., & Cam, S. (2005). The role and effectiveness of safety representatives in influencing workplace health and safety, Health and Safety Executive. Report No.: Contract Research Report 363/2005. p.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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