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국안전학회 춘계학술대회’ 성료
230여 편 학술 연구 논문 발표…대학원생 위한 ‘미래안전 인재 세션 운영’ 눈길

 

한국안전학회(회장 백종배)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제주시 연동에 소재한 메종 글래드호텔에서 ‘2022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연구 발표를 경청하고 있는 참석자들의 모습.
한국안전학회(회장 백종배)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제주시 연동에 소재한 메종 글래드호텔에서 ‘2022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연구 발표를 경청하고 있는 참석자들의 모습.

올해 초 중대재해처벌법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안전 분야 오피니언 리더와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간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보는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한국안전학회(회장 백종배)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제주시 연동에 소재한 메종 글래드호텔에서 '2022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만큼 이번 대회에는 학회 회원, 기업‧기관‧단체 안전관계자 6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여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백종배 한국안전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대회는 안전 전문가 여러분들이 지식을 편안하고 즐겁게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라며 “이번 학술대회를 우리 학회의 지향점을 재조명하고 시야를 새롭게 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백종배 한국안전학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백종배 한국안전학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덧붙여 백 회장은 “이번 대회가 여러분의 전문성 개발, 새로운 인적 네트워킹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며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안전 전문가 여러분의 열정과 헌신이 함께해 주시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올해 춘계대회는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과 기대에 걸맞게 기계안전, 전기안전, 화공안전, 건설안전, 반도체안전, 원자력안전, 연구실안전, 재난안전, 인간/시스템 안전, 리스크관리, 안전정책, 수송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230여 편의 학술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또한 2개의 전문연구세션과 우리나라의 미래안전을 이끌어 나갈 석사 대학원생 연구자에 초점을 맞춘 ‘미래안전 인재세션’도 별도로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대회 기간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주요 연구 발표 등을 정리해 봤다.

 

 

박주동 산업안전연구원 연구위원이 '건설현장 이동식 비계의 사망사고 특성 분석'을 주제로 발표 하고 있다.
박주동 산업안전연구원 연구위원이 '건설현장 이동식 비계의 사망사고 특성 분석'을 주제로 발표 하고 있다.

◇건설현장 사망사고 감소 위해 이동식 비계 안전기준 개선돼야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국내 산재 사망사고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업 떨어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이동식 비계의 안전기준 개선방안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박주동 산업안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10년간(2011년~2020년) 건설업 이동식 비계로 인한 사고성 사망자 수는 중대재해조사 기준 총 117명으로, 주로 떨어짐 88%(103명), 뒷집힘 10.3%(12명), 무너짐 1.7%(2명) 등의 순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위원은 “국내 산재 사망사고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러한 떨어짐 재해의 주요 원인은 안전난간대 미설치 또는 잘못된 설치인데 그 이유로 ▲안전난간대 설치 시 상부 구조물 또는 설비와 간섭 발생 ▲작업발판 설치 후 해당 작업발판에 안전난간 설치 시 떨어짐 위험 ▲주틀의 외측 사다리 이용해 작업자가 오르내릴 때 안전난간대에 걸릴 위험 ▲안전난간대 설치 시 2인 작업의 불편함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박 연구위원은 “건설현장에서의 사망사고를 감소하기 위해서는 이동식 비계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현장 적용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안전기준을 개선돼야 한다”고 밝히며, 구체적 방안으로 ▲승강 시 주틀 내측 가설계단, 사다리 사용 및 개폐형 작업발판 사용 ▲선행안전난간대 사용 ▲바퀴부착형 아웃트리거 개발 및 적용 ▲방호장치 안전인증 고시의 주틀 폭의 제한 기준 완화 ▲주틀 폭 길이조절 가능토록 개발 등을 제시했다.
 

곽지현 방재시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대회 기간 '대용량 이차전지 화재방호용 소화설비의 설계 및 구축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를 실시했다.
곽지현 방재시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대회 기간 '대용량 이차전지 화재방호용 소화설비의 설계 및 구축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를 실시했다.

◇“대용량 이차전지 화재방호에 적합한 ESS 소화설비의 설계 및 구축 필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보급 및 사용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화재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설비 및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곽지현 방재시험연구원 융합방재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대용량 이차전지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수계 및 가스계소화설비의 설계 및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곽 수석연구원은 “이차전지 화재 시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수계소화설비의 경우 컴퓨터를 이용한 수리계산을 통해 펌프용량 및 배관사양을 산정하였고, 가스계소화설비는 소화약제별 설계농도와 약제량을 산정하고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그 결과 수계소화설비에서 최대배관의 크기는 80A, 배관 내 유속은 1.4~3.4m/s(국내 2.0~4.0m/s)가 되는 것으로 계산됐고, 수원의 용량은 최소 30분의 방수시간 요구 시 13.8m²(국내 19.5m²) 이상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곽 연구원은 “가스계소화설비의 경우에도 Novec 1230(소화약제)을 사용하면 등가시험조건에서 설계농도 4.5% 적용 시 약제용기(60kg) 1병과 25A 방사노즐 2개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이러한 설계조건을 적용해 실규모 화재시험을 통해 ESS의 설치조건에 따른 소화성능 검증 및 화재방호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제언했다.

김신우 씨(부경대학교 안전공학과 박사과정)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폭발에 대한 정량적 위험성 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
김신우 씨(부경대학교 안전공학과 박사과정)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폭발에 대한 정량적 위험성 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에 대한 정량적 위험성 평가 연구 활성화 돼야“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에 대한 물리적‧화학적 요소와 위험성을 판단하는 연구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신우 씨(부경대학교 안전공학과 박사과정)는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에서 지속해서 화재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화재는 한번 발화하면 일반 소화기로는 소화가 불가능해 초기 진화가 어렵고, 소화 이후에도 화재의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자동차로 넘어가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트렌드에 비해 배터리 화재 시 발생하는 물리적, 화학적 요소와 위험성을 판단하는 연구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18650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해 발열량측정, 열폭주 반응 확인 실험을 한 결과 충전상태(SOC, State of Charge)가 증가함에 따라 압력상승률이 증가하고, 총 발열량은 감소하는 특징이 있었다”라며 “최대평균열방출률을 이용할 경우 배터리 화재의 폭발지수와 종합적인 위험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연수 위원장(대한산업안전협회 노동조합,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은 충북에 소재한 식료품 제조 사업장의 체계적인 안전관리 방안을 제시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정연수 위원장(대한산업안전협회 노동조합,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은 충북에 소재한 식료품 제조 사업장의 체계적인 안전관리 방안을 제시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대한산업안전협회, 총 8건의 학술연구 및 실무경험 공유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 대한산업안전협회는 ‘산업용 로봇 시스템 안전관리 체계 개선방안’ 등을 비롯해 여러 안전 분야에서 5건의 구두발표, 3건의 포스터 발표 등 총 8건의 학술연구 및 실무경험을 공유하는 등 국내 대표적인 민간재해예방기관으로서의 모범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정연수 위원장(대한산업안전협회 노동조합,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은 충북에 소재한 식료품 제조 사업장의 배합탱크, 이송펌프, 컨베이어, 각종 전열 및 동력 시스템에 대한 최근 3년간의 절연저항 추이를 분석하고, 설비의 개선 전후에 대한 안전관리 방안을 제시해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정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식료품 제조업은 제품 생산 및 청결 유지 등을 위해 전기설비 주변에서 물 사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가열 등으로 인해 주변 환경이 고온인 경우가 많이 있다”라며 “문제는 근로자들이 신체에 물이 묻어 있는 상태로 전기설비 등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 감전의 위험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최근 수년간 감전에 대한 아차사고가 10회 정도 발생한 사업장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설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절연저항이 감소하고, 주변 온도 및 습도 등 사용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라며 “감전으로 인한 근로자 아차사고를 예방하고 전기설비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온도, 습도 등 주변 환경을 비롯해 전기설비의 부하용량, 부하별 절연저항을 측정하는 등 체계적인 안전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중남 국장 직무대행(대한산업안전협회 인증검사본부 인증국)은 설치단계에서부터 산업용로봇 시스템의 안전성을 검증‧확인할 수 있는 안전인증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중남 국장 직무대행(대한산업안전협회 인증검사본부 인증국)은 설치단계에서부터 산업용로봇 시스템의 안전성을 검증‧확인할 수 있는 안전인증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중남 국장 직무대행(대한산업안전협회 인증검사본부 인증국)은 산업현장에서 사용 중인 산업용 로봇에 대한 안전검사 실시 현황을 분석하고, 국내‧외 안전기준을 비교해 로봇 관련 제도의 문제점과 그에 따른 체계적인 안전관리 방안을 제시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국장은 “지난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제조 현장에서의 로봇 밀도는 932대로 전 세계 평균(126대)보다 7.4배나 많은 세계 1위 수준이지만, 이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는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 국장은 “실제 최근 10년간(2011년~2020년) 산업용 로봇으로 인한 재해자 수는 355명(사망자 29명)으로, 재해자 평균 근로손실일수는 384일이지만 산업용 로봇으로 인한 재해자 평균 근로손실일수는 772일로 나타나 위험 강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국장은 “현재 정부는 재해 발생 위험성이 큰 산업용 로봇의 경우 제조‧수입단계에서 자율안전확인 신고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사용단계에서 안전검사 대상에 산업용 로봇을 포함시켜 2년마다 정기적으로 안전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으나 여전히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결론적으로 설치단계에서부터 산업용로봇 시스템의 안전성을 검증‧확인할 수 있는 안전인증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안전학회는 이번에 열린 춘계대회에서 우수논문상을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도 마련했다. 사진은 우수논문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안전학회는 이번에 열린 춘계대회에서 우수논문상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도 마련했다. 사진은 우수논문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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