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현장

올해 건설업계 최대 화두는 단연 안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설현장에서 안전의 중요성은 늘상 강조돼 왔지만, 안전을 바라보는 최고경영자의 남다른 자세, 업계 종사자들이 느끼는 안전에 대한 온도차 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올해 만큼은 안전의 위상이 여느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처럼 건설업계에 경영 패러다임이 안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인 대응을 넘어, 그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건설현장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호에 소개할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현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 일원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지난 1980년 준공된 진주아파트를 허물고, 고 35층, 2,678세대 23개동으로 탈바꿈 시키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국가브랜드 경쟁력지수 (NBCI·National Brand Competitiveness) 아파트 부분 19년 연속 1위에 빛나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공동 시공사로 참여함에 따라 착공 전부터 지역 사회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러한 세간의 관심을 감안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는 이곳 현장 안전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보차동선구분 교통안전시설’ 구축, ‘장비 신호수/유도자 자격허가제’ 등 기존과는 대폭 차별화되는 안전관리체계 및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안전을 바탕으로 잠실의 초일류 명품 랜드마크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곳 현장을 찾아가 봤다.

◇안전 최우선 경영방침의 적극적 실천에 총력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는 올해의 경영 최우선 목표를 ‘안전’으로 잡았다. 이는 단순히 선언에 그치지 않고, 곧장 실천으로 옮겨졌다. 안전조직이 확대‧개편 됐으며 , 건설안전 연구소가 신설됐다. 또한 작업중지권 전면 보장 환경이 조성되는 가운데 현장 안전강화비 신설, 프로젝트 생애주기 전반에 따른 설계안전성 검토 의무화 등 혁신적인 안전제도가 도입·적용됐다.

본사 차원의 각별한 노력은 이곳 현장에 그대로 담겨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곳에서는 신호등, 간이 중앙선, PE블럭 등이 구비된 보차동선구분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현장 특성상 여러 공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공정간, 작업자간 장소와 동선을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혹시 모를 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또한 장비 신호수·유도자 자격허가제도 주목할 만하다. 이 제도는 체계적인 안전 교육을 이수하고, 중장비의 작동원리 등을 제대로 숙지한 신호수 및 유도자만 배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과거 이들의 임무는 부가적인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안전을 지휘 통솔하는 중요한 역할로 재인식돼야 한다는 이곳 현장의 판단에 따라 마련됐다. 이외에도 이곳에서는 장비에 근접 해 작업하는 근로자의 경우 형광안전모 LED 견장 등을 착용토록하고 있으며, 중장비에는 AI기반 접근경보장치를 탑재해 근로자와 장비간의 충돌·협착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나가고 있다.

◇관리자의 안전역량 제고로 휴먼에러와 불안전 행동 최소화
이곳 현장 안전관리에서 두드러지는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관리자들의 안전역량 강화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곳에서는 관리, 공무, 설계, 환경 등 개별 조직에 속한 전 직원을 안전관리자화(化) 하겠다는 목표로 매일 작업 종료 전 ‘안전 Wrap-Up 회의’를 통해 안전과 관련된 주요 이슈 사항 등을 복기하고 있다. 또한 명일 진행 예정 작업에 대해서는 ‘일일 안전 학습회’를 통해 선제적인 위험요소를 도출·개선하고 있다.

협력사 안전관리에도 빈틈없는 관리·감독에 나서고 있다. 건설현장 특성상 기존 작업계획과 다른 시공이 이뤄지는 등 변수가 수시로 발생하는 상황을 감안해 협력사가 최초 공사 수행 시 ‘안전 수행계획 발표회(Safety Pre-Construction Meeting)’를 실시해 사소한 부분이라도 예정된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특히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반드시 현장 소장의 별도 승인 하에 변경된 작업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곳에서는 현장 출입 근로자의 마인드셋(Mind-set)을 안전 중심으로 탈바꿈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곳 현장에 출입하는 순간부터는 다른 마음가짐과 자세로 원칙과 규정에 맞춰 근로자들이 작업에 임할 수 있도록 ‘신규채용근로자 교육센터’를 설치해 채용 시부터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건설업종의 특성상 단기, 중기 프로젝트로 업무가 진행됨에 따라 현장 근로자들의 이동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기존에 근로자들이 다른 현장에서 어떻게 작업을 해왔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에 온 이상 철저한 안전의식과 이곳만의 차별화된 안전 DNA와 마인드셋을 갖춰야 한다는 명확한 방침으로 현장을 관리·감독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장 근로자들의 마인드셋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김수명 소장(PM)의 말을 통해 이곳에서 추진 중인 안전방침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폭염대비 근로자 건강보호 대책 마련에 만전
고용부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여름철 건설업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87명으로, 전체 업종(182명)의 47.8%를 차지했다. 87명 중 사망자는 20명에 달한다.

특히 폭염에 의한 열사병은 올해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중대산업재해에 해당됨에 따라 전국 건설현장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올 여름 전례 없는 폭염이 예상되는 만큼, 이곳 현장에서도 옥외 작업자에 대한 적절한 휴식, 그늘진 장소 제공, 수분 손실 예방을 위한 깨끗한 음료수 제공에 빈틈이 없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시 혈압측정과 건강검진을 통해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식염 포도당을 상시 구비해 여름철 걸리기 쉬운 일사병을 예방하고 있다. 또한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오후에는 작업을 중단시키고 에어컨과 제빙기, 몸을 뉘일 수 있는 최신 의자 등이 구비된 쉼터에서 근로자들이 수시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아울러 여전히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비대면 열화상 출입관리시스템을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현장에 출입하는 인원의 체온 이상, 마스크 착용 여부 등을 빈틈없이 확인하고 있다.

이외에도 개소별 손 소독제를 배치해 수시 방역에 나서고 있으며, 동료 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격리와 함께 조속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사적 안전 최우선 경영방침에 대한 적극적 실천, 관리자의 안전역량 제고, 빈틈없는 건강보호 대책 마련을 통해 건설현장의 안전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있는 ‘잠실 진주재건축 현장’. 이곳의 우수한 모범사례가 널리 확산돼 건설업 산업재해가 감소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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