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척추전문센터 오규성 신경외과장

경기 시흥 시화공단의 모 제조업체에서 근무 중인 허 모씨(46세)는 최근 허리통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어서 빨리 병원부터 가보라고 하는데, 정작 그는 내원을 망설이고 있다.

허리에는 함부로 칼을 대는 게 아니라는 집안 어르신들의 말씀이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다. 고민을 거듭하는 사이 허리통증은 점점 더 심해져만 갔다. 이에 그는 이렇게 아플 바에 차라리 수술을 하는 게 낫겠다는 결심을 굳혀가고 있다. 하지만 결정만 내렸지 아직도 선뜻 내원을 못하고 있다. 정말 수술을 해야한다는 진단이 내려질까봐 무서운 것이다.

허리통증은 우리나라 국민의 90%가 한 번 쯤은 겪어봤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헌데 위 허 모씨 사례처럼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빨리 찾아오는 환자는 드물다. 또 정작 척추전문병원을 내원하더라도 어떻게 치료해야할지 막막해하는 환자들이 많다. 아무래도 그 이유는 익히 알려진 바대로 수술에 대한 부담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자리를 빌어 그런 분들에게 ‘허리병=수술’이라는 편견을 꼭 지우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척추측만증이나 허리통증은 간단한 비수술치료로도 해결이 가능하다. 헌데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허리병 뿐만 아니라 어떤 병이든 질환을 참고 참다가 병원을 찾으면 치료시기를 놓치기 마련이다. 꼭 명심하길 바란다.

아울러 무지로 인한 허리병의 악화를 막고자 경막외신경차단술, 고주파수핵 감압술, FIMS 등 대표적인 비수술 척추치료 방법을 소개하니 현재 허리통증을 앓고 있는 분들이 참고했으면 한다.

먼저 ‘경막외 신경차단술’은 척추뼈 사이로 신경을 싸고 있는 막 위치에 주사침을 넣어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로, 직접적으로 통증을 가라앉히거나 통증을 제거해준다.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동통뿐만 아니라 수술 후의 진통 및 만성이나 급성 허리통증의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

고주파 수핵감압술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컴퓨터 영상장치를 이용하여 문제가 생긴 허리디스크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상세히 설명하면 허리디스크부위에 고주파 바늘을 삽입한 후 여기에 저온고주파 열을 발생시켜 문제가 생긴 디스크를 원래의 자리로 돌리면서 허리통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국소마취로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신마취에 따른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FIMS(신경유착박리술)는 수술 없이 주사바늘로 약물을 주입하여 허리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치료법이다. MRI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한 후 원인이 되는 부위에 염증을 감소시켜주는 약물을 주입함으로써 신경주위를 안정시켜 통증을 줄여주게 된다. 치료 후 증상의 재발율이 높기는 하지만 치료법이 간단해 많은 환자들이 선호한다.

신경성형술은 만성 요통 환자에게 많이 쓰이는 치료법이다. 척추뼈 사이의 공간을 통해 해당되는 신경 막 근처에 약물을 주입하여 직접적으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제거하는 게 주된 치료 과정. 모니터를 보면서 정확하게 시술이 이뤄지다보니 후유증이 거의 없다. 시술시간도 20분 정도로 짧으며, 대부분의 환자들은 시술 후 동통의 완화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상기 열거한 치료법들 모두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역시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예방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허리가 약한 사람들은 평소 허리를 보호하기 위해 무거운 물건을 갑자기 들거나, 허리에 충격을 주는 과도한 달리기, 줄넘기 등을 자제해야 한다. 이외 증상이 없는 사람들도 평소 바른 자세로 걷기·앉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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