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청주고용노동지청 정정식 지청장

머리에는 안전모, 발에는 안전화 기본수칙 지켜야
안전의식 높이기 위해 산재 사례집 발간·배포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여러 국가기관의 이전으로 거센 건설바람이 불고 있는 청주 일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건설현장이 8,180개소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5,300개소 정도에 불과하던 것에 비하면 무려 54.3%가 증가한 셈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선 건설현장이 늘고 있는 것을 경기활성화로 볼 수 있지만, 산업안전측면에선 그만큼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특히나 건설업, 그중에서도 50억 미만의 소규모 건설현장은 사망재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요주의 업종이다.

이런 점에서 충북북부지역을 관할하는 고용노동부 청주고용노동지청은 최근 소규모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지역특화 사업인 ‘안심일터 지킴이’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지청의 역량을 다해 정책을 펼치는 만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본지는 정정식 청주고용노동지청장을 만나 관내 안전관리 정책과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산재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안전은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시되는 가치입니다. 하지만 우리 산업현장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습니다. 0.7%대를 간신히 벗어난 0.69%라는 산재율이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지요.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머리 속에만 머물고 있는 안전의 존재를 밖으로 꺼내야 합니다. 즉 안전을 생각이 아닌 실천하는 가치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잘 알겠지만 안전한 세상을 머리 속으로 그린다고 안전한 세상이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직접 행동에 나설 때만이 안전한 세상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런 점에서 저는 산재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몸에서부터 나오는 안전한 행동’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Q.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생명존중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산업재해가 발생한다고 봅니다. 먼저 산업현장 안전을 책임지는 사업주가 생명존중 의식이 미약하다고 생각해 봅시다. 안전시설 개선이나 안전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생산과는 전혀 상관없는 소모성 비용으로 인식할 것입니다. 사업주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근로자의 안전이 확보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어불성설일 것입니다.

근로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 자신, 내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근로자들은 ‘설마 사고가 나겠어’, ‘이 정도는 괜찮아’라는 안전불감증에 빠진 채 근무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리되면 결국 위험을 보지 못하게 되고, 나아가 사고를 입을 수밖에 없게 되지요.

Q. 그렇다면 산재예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기본적으로 재해는 불안전한 상태에서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경우 발생합니다. 이를 거꾸로 보면 불안전한 상태를 제거하고, 불안전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불안전한 상태는 어떻게 제거해야 할까요?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사업주의 의지가 필요합니다. 상명하복의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 산업현장의 특성상 사업주가 나서야만 불안전한 상태를 제거하기 위한 움직임이 사업장에서 싹틀 수가 있습니다. 사업주가 먼저 나서서 생명존중 사상을 바탕으로 사업장의 불안전한 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해 힘쓴다면 근로자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근로자들은 사업주가 나서주기만을 기다려선 안 됩니다. 근로자 역시 스스로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합니다. 신념을 가진 사업주와 실천의지를 가진 근로자가 조화를 이룰 때만이 완벽히 불안전한 상태와 행동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관내 사업장의 특성과 함께 지역 산재현황에 대해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지청은 충청북도의 청주시, 청원군, 진천군, 괴산군, 증평군, 보은군, 옥천군, 영동군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관할 지역이 넓은 데다 특정업종이 아닌 여러 업종이 분산 배치되어 있다 보니 사실 관리가 수월한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간의 실무경험과 감독관님들의 노력에 힘입어 최선의 감독을 펼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다만 최근 들어 여러 변수가 등장함에 따라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중 가장 큰 요인이 바로 건설업입니다. 오창과학산업단지 조성, 오송역 개통에 따른 주변 역세권개발, 임대주택건설, 진천 혁신도시 건설 등 관내 중소규모 건설현장이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5,300개소에서 올해 6말 기준으로 8,180개소까지 증가를 했지요. 이런 여파로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사망재해의 절반(57.1%) 이상이 중소건설현장에서 발생습니다. 건설업에 이은 또 하나의 문제점은 ‘50인 미만 사업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심각성을 논하기 위해선 우선 전체적인 재해현황을 설명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올 상반기의 경우 재해자수는 전년 동기 대비 61명이 감소하고, 사망자수는 10명이 늘었습니다. 문제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전체 재해자의 85.8%, 사망재해의 81%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지청은 건설업종과 중소규모사업장에 맞춘 재해예방대책을 중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위 질문과 관련해서 그동안 어떤 산재예방활동에 펼쳤는지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전체 재해의 대부분이 발생하고 있어 여기에 산재예방활동을 집중해왔습니다. 하지만 사업장 수는 많고 감독관은 부족하다 보니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산안 관련 유관기관의 공조체계 구축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역특화사업으로 협회, 공단 등 17개 산안기관이 모인 협의체를 구성해 ‘안심일터 지킴이’를 발족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4월 발대식을 거쳐 5월부터 중소규모 사업장에 대해 패트롤 점검을 실시하는 등 안전의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달 31일까지는 원룸·다세대주택, 소형상가현장 등 50억 미만 중소규모 건설현장에 대해 순회점검을 실시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사고성 사망재해를 줄이기 위해 업종별 맞춤형 대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조업에 대해서 노사참여형 안전보건 개선활동(PAOT)을 실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지요.

PAOT사업은 타율적 관리보다는 노사 자율에 의한 안전보건개선활동을 유도하는 것인데, 우리지청에서는 관내 33개 참여 사업장을 대상으로 PAOT기법 사전 설명회를 하고, 각 사업장 별로 근로감독관이 3회에 걸쳐 이행 실태를 지도했습니다. 연말에는 성과 발표회를 갖고, 우수 사업장에 대해서는 포상도 실시했었습니다. 결실이 좋았던 것을 감안해 올해 역시 노사가 참여해 재해예방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입니다.

Q. 앞으로 역점을 두고 펼칠 정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올해 우리 지청에서는 사고성 재해자수가 줄었는데도 사망자수가 늘어났습니다. 사망재해 사례를 분석해 보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정말 단순 부주의에 의한 실수로 사망에까지 이른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바퀴달린 의자 위에서 판서를 하다가가 떨어져서 사망한 경우, 정자 위 나뭇잎을 청소하다가 사다리가 넘어져 사망하는 사례 등이 그것입니다. 이런 사고는 위험한 장소도 아니고 위험한 작업을 하다가 발생한 것도 아닙니다. 가장 기본적인 안전조치만 취했더라면 사망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사고들입니다. 결국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은 그만큼 안전의식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저는 향후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안전의식을 제고시키는데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그 첫 단추로 현재 관내의 사고사례를 모아 사고예방 홍보 책자를 제작해 각 사업장은 물론 학교 등 공공시설에 배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우리 지청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단체와 함께 단순 부주의에 의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자 합니다.

Q. 국내 안전인들과 전국 근로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전은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관심과 실천만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신호를 잘 지키고, 과속을 하지 않는 것처럼 안전모를 착용하고, 안전망을 설치하는 등의 작은 부분, 기초적인 부분부터 챙긴다면 산업재해는 분명 예방할 수 있습니다.

 

본인 주위에 불안전한 상황이 있다면 남에게 미루지 마시고 먼저 앞장서 제거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우리 청주지청에서도 근로자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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