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다중밀집 압사사고는 수많은 군중이 특정 공간에서 뒤엉켜 넘어지면서 서로를 의도치 않게 압박할 경우 발생한다.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사고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 방역지침이 해제됨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지역 축제, 문화행사, 다채로운 공연 등이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는데, 이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작은 사고도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위험상황 시 다음과 같은 대처 방법을 숙지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가급적 사람들이 극도로 많이 모이는 장소는 가능하면 방문을 삼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 가야한다면 행사 지역 내 지정된 안전선이 있으면 거기에 따라 움직이고, 그렇지 않으면 우측방향으로 통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비상구 등 최단거리 탈출로를 미리 알아두고, 가족이나 일행과 헤어지는 상황에 대비하여 만날 장소 미리 지정해 놓는 것이 좋다. 옆 사람과 어깨 등으로 밀리고 있다고 느껴지면 즉시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둘째, 군중 밀집상태에 놓여있다고 느껴진다면, 가능한 빨리 가장자리로 이동해야 한다. 사람이 밀집하여 걸어가기가 힘들고 사람에 의해 떠밀리게 될 때에는 군중의 힘에 저항하고 버티기보다는 밀리는 방향으로 일단 몸을 맡기면서 군중 사이를 대각선 방향으로 파고들어 가장자리를 향해 가고, 벽 등에 도달했다면 더 이상 밀리지 않도록 기둥 등을 잡고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잡고 버틸 만한 것이 없다면 살짝 자세를 낮추고 다리는 양옆으로 벌려 더 이상 밀리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매뉴얼에 따르면 군중의 움직임이 소강상태가 되었을 경우 군중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가장자리로 가라고 되어 있는데, 이보다는 군중의 움직임이 있을 때 움직임을 따라가며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움직임이 없는 소강상태보다 이동이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두 손으로 가슴을 보호하여 가슴압박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심한 가슴압박에 의한 가슴손상 등으로 인해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으거나 팔짱을 끼어 가슴 앞 공간을 확보하여 가슴에 압박이 가해지지 않도록 한다. 팔짱을 낄 상황도 안 된다면 가방 등 가능한 한 푹신한 소지품을 가슴에 대어 가슴 보호하는 것도 추천한다. 또한 군중 밀집상태에서는 산소공급도 원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은 삼가고, 천천히 심호흡을 크게 하여 충분한 산소를 몸속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만일 이동 중 넘어졌을 경우에는 머리를 보호하고 숨 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다리를 최대한 몸 쪽으로 당겨 몸을 공처럼 동그랗게 말아 ‘태아자세’를 유지하되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으면 심정지가 올 수 있으므로 두 손은 주먹을 쥔 채 세로로 세워 이마에 대고 엎드려서 가슴과 머리를 보호하여야 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옆으로 누우면 사람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넘어질 경우 인체의 무게에 의해 갈비뼈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등(Back)이 하늘로 향하도록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평정심을 유지하고 최대한 빨리 일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연이어 넘어지는 사람들로 인한 신체 압박이 계속 가해질 수 있으므로 기회를 보면서 최대한 빨리 일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압사사고를 목격한 경우에는 위치, 인원 등을 신속하게 119 또는 112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주위 사람들과 협력하여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는 등 구조 활동을 돕는 성숙한 안전의식을 발휘하는 것도 필요하다. CPR은 긴박한 상황에서 즉시 실행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평소 틈날 때마다 교육을 통해 CPR 방법을 익혀두고, 여의치 않는다면 CPR 응급처치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앱의 영상을 따라하며 실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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