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의 일교차가 10도 이상 큰 폭으로 벌어진지도 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머지않아 강원도를 시작으로 영하의 기온이 찾아 올 것이다. 이는 곧 화재 등 동절기 재해를 대비해야할 시기가 도래했음을 알린다.

준비가 이른 사업장은 벌써 소방시설점검과 화재예방교육, 소방계획확인 등의 안전활동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아직 이같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관리자들이 아직 한낮의 기온이 따스하니까 준비를 미뤄도 큰 이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사실 매우 위험한 판단이 될 수도 있다. 요즘 같은 환절기의 새벽이나 야간은 초겨울을 연상시킬 정도로 매섭다. 때문에 관리자들의 눈을 피해 임시 난방도구를 사용하는 근로자들이 많아진다. 특히 작업이 외부 공간에서 이뤄지는 건설현장이나 정비공장 등은 근로자들이 화목을 태워 간이 난방을 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이때 화목이 밤새 이슬에 젖어 점화가 잘 되지 않으면 일부 근로자들은 희석제(시너) 같은 휘발성 물질을 뿌려 점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런 사례들로 인해 매년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소형 전열기, 가스스토브, 임시 난로 등으로 인한 화재가 급증한다.

그럼 이들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현 시점에서 산업현장은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소방시설에 대한 점검과 근로자들에 대한 소방안전교육을 필히 실시해야 한다. 혹여 이른 감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 사안은 반복될수록 좋은 것이기에 지금하고 다음에 또 하면 해결되는 문제다.

그 다음으로는 난방 적용 시기와 방법을 적절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자들은 일기 예보를 토대로 항시 기온을 체크하고, 심하게 추운 아침과 야간 근무 시에 탄력적으로 난방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리된다면 근로자들은 당연히 개인 전열기나 위험하기 짝이 없는 임의 제작 난방장치를 찾지 않게 될 것이다.

같은 의미로 건설현장, 물류창고, 정비공장 같은 옥외 작업장은 근로자들이 불안전한 화로에서 화목을 떼지 않도록 적합한 난방장치를 일찍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도 필히 체크해야할 포인트가 있다. 상기와 같은 점을 반영해 기존 냉방시설을 난방시설로 서둘러 전환하는 사업장이 있을 것이다. 이들 사업장의 경우는 시설전환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재해를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작업지시자는 과거 냉·난방전환 작업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고 면밀한 작업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 계획이 수립된 후에는 이를 거듭 검토해야 한다.

검토를 할 때는 작업시간, 투입인력, 투입장비, 작업순서, 중량물 취급 여부, 비상시 조치 계획 등 상세한 부분까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냉·난방 설비의 경우 고소작업, 중량물 취급 작업, 옥외 작업, 전기 취급작업 등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끝으로 작업에 들어가서는 혼동으로 인한 오작업을 방지키 위해 신호체계를 통일하는 등 관리감독에 만전을 기해야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월 하순부터 찬 대륙성 고기압의 확장으로 기온의 변동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 한다. 또 11월 상순부터는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해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이런 점을 볼 때 전국의 산업현장은 동절기에 대비한 안전활동을 10월초내로 서둘러 진행해야 할 것이다. 재해예방활동은 미루고 늦추면 ‘독(毒)’이 되지만 미리미리 그리고 반복적으로 실시하면 ‘복(福)’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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