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대비책으로 맞이하는 안전한 여름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작년 여름 내린 기록적인 폭우는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반지하 주택 등 지하 공간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남겼다. 지난해 8월 서울에서는 반지하방에 거주하던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되었고, 같은 해 9월 경북 포항에서는 물이 찬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 7명이 사망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침수피해를 위한 지원 기준과 지원금 마련 등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어 실질적인 대비책이 미비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시민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긴 장마가 예상되는 가운데, 실생활에서 침수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물막이판 설치는 필수! 다양한 방지책도 상황에 따라 사용해야

지하로 밀려드는 빗물을 막기 위해서는 물막이판 설치가 필수다. 지하주차장의 경우 행정규칙인 ‘지하공간 침수 방지를 위한 수방기준’에 물막이판 설치의 필요성이 명시되어 있지만, 아직 물막이판을 설치하지 않은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아파트의 변전실 또한 지하주차장에 위치하기 때문에 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해서도 물막이판 설치는 필수적이다.

만약 물막이판을 설치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면, 평상시 차량이 통행하는 높이와 침수 시 물이 차오르는 시간을 고려해 출입구 방지턱을 설치하거나 모래주머니를 출입구 주변에 비축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빗물이 물막이판이나 방지턱을 넘었을 때를 대비해 최근 5년 중 최대 강수량을 기준으로 펌프 용량을 확보, 물을 신속하게 배출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반지하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작년 사고 이후 반지하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시키고 반지하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단기간에 이주가 쉽지 않을뿐더러 침수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반지하 주택 출입문에 물막이판 설치를 의무화하고, 개폐식 방범창까지 추가로 설치해 빗물이 물막이판을 넘을 경우 창문을 통해 대피할 수 있는 대비책까지 세워야 한다.
 

무심코 지나치는 길거리 빗물받이도 적절한 관리 필요

2020년 환경부가 작성한 ‘담배꽁초 관리체계 마련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길거리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하루 평균 1,250만 개비다. 빗물받이가 거리에 10~30m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음을 고려하면 담배꽁초가 버려져 빗물받이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담배꽁초와 쓰레기 등이 빗물받이를 막는다면 도로 위 빗물이 하수관으로 빠지지 못해 침수 위험이 커진다. 서울시에 설치된 빗물받이만 약 56만 개가 된다고 하니, 평소 내 집 앞 빗물받이를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강수량이 많은 여름에는 빗물받이 덮개를 열어놓으면 효과적으로 폭우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비가 거의 그치지 않을 여름이 예상된다. 작년에는 예상치 못한 폭우로 홍역을 치렀지만, 올해는 빈틈없는 방지책을 세워 건강한 여름을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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