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동결했다.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0%로 유지했다. 2월부터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대출금리는 상승세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90~6.318%, 변동형 금리는 연 4.05~6.949%로 집계됐다.

한 달 전 5%대에 머물던 금리 상단은 6%대를 돌파했다. 지난달 26일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95~5.81%였다. 다만 금리 하단은 국민, 농협 등 일부 은행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낮추면서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지만 대출금리 흐름과 관련해 기준금리가 의미를 잃은 지 꽤 된 것 같다”며 “최근 장기물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 고정금리가 꽤 올랐다.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은 예금과 함께 금융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에 채권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금융채 5년물 금리는 4.412%를 기록했다. 이는 3월 초(3월9일 4.446%)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채 5년물은 주담대 고정금리의 준거금리로 쓰인다.

국내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들썩이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1일(현지시간) 4.34%로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데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 영향이다. 금리 인하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미 국채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오를 것 같다”며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 등을 고려하면 향후 금리가 하락하기까지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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