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 교수중앙대학교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심리학 분야에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라는 개념이 있다. 미국의 하버드대학교 경영 대학원의 Amy C. Edmondson(에이미 에드먼슨, 조직 심리학 박사) 종신 교수의 저서 ‘The Fearless Organization(두려움 없는 조직)’에서는 심리적 안전감에 대해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을 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 환경”이라고 정의하였다.

Schein과 Bennis(1965)는 이전에 이미 조직 변화에 있어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제안하였다. 즉, 조직 구성원들이 심리적 안전감을 가지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제안이나 과업 내용에 대한 공유 및 협력을 통해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한 것이다.

안전도 마찬가지다. 안전문화 수준은 신뢰와 정보 공유 수준과 함께 증가한다. 신뢰를 기반으로한 정보 공유가 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의견 제시가 가능한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근로자들이 안전이나 위험과 관련된 의견 제시, 오류/의문 제시, 궁금한 사항에 대한 질문, 새로운 아이디어 등을 제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반응이나 비난과 같은 평가에 대한 불안이 없어야 한다. 이러한 믿음이 있을 때 근로자들은 자신을 방어하고 자존감을 보호하는데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않고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너무 뻔한 내용이라고 생각되지 않을까?’ 이 질문을 하면 ‘선배들이 나에 대해 기본적인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건의를 하면 내 일이 되거나 우리 부서가 담당해야 돼서 주변으로부터 불평을 듣지 않을까?’, ‘내가 얘기한 것이 실행되어 결과가 좋지 않으면 책임을 져야 되지 않을까?’, ‘현실 가능성이 없다고 하지 않을까?’ 등과 같은 발언 이후의 불안이 없어야 편하고 자유롭게 안전에 대해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즉, 심리적 안전감은 안전에 대해 회의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의견을 제시하기 위한 원동력인 것이다.

심리적 안전감에 대한 국외 연구들에서도 심리적 안전감이 사고에 대한 보고를 더 촉진하고, 안전 행동을 더 증가시키는 것으로(Morrow et al., 2010; Probst & Estrada, 2010) 그리고 학습 증진, 동료 도움 행동, 주도적인 행동도 증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팀의 생산 기능에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고 허심탄회하게 과업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치듯이 안전에서도 편하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심리적 안전감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일선 관리자들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친절하고 무조건 수용해준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떤 안건에 대해 구성원들과 논의하고 참여를 이끌어내려는 노력, 결정에 책임을 지는 모습(자유로운 논의를 통해 결정을 하지만, 결과가 잘못되면 최종 책임은 내가 진다),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 자신의 업무에서 안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적절한 권한위임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조직이 안전을 위해 충분히 지원해주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인식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회의할 때 “자 편하게 개인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 해봅시다” 만으로는 심리적 안전감이 확립되지는 않는다. 근로자들이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경험하게 되면 그때서야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확산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심리적 안전감의 중요성에 대해 전 구성원이 인식하고 증진시킬 수 있도록 의사소통 스킬에 대한 교육과 훈련 제공이 필요할 수도 있다.
 

<참고문헌>

Schein, E. H., & Bennis, W. G. (1965). Personal and organizational change through group methods: The laboratory approach. New York: Wiley.

Probst, T. M., & Estrada, A. X. (2010). Accident under-reporting among employees: Testing the moderating influence of psychological safety climate and supervisor enforcement of safety practices. Accident Analysis & Prevention, 42(5), 1438-1444.

Morrow, S. L., McGonagle, A. K., Dove-Steinkamp, M. L., Walker Jr, C. T., Marmet, M., & Barnes-Farrell, J. L. (2010). Relationships between psychological safety climate facets and safety behavior in the rail industry: A dominance analysis. Accident Analysis & Prevention, 42(5), 1460-1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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