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

 

우리가 일터에서 무언가를 배우거나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질문이다. 지시와 명령보다 더 좋은 방식이 적절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좋은 질문이 스스로의 행동이나 과거를 되돌아보고, 실수나 문제를 자각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질문은 대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우리가 현장에서 안전에 관한 대화와 소통을 할 때 충분히 질문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지시, 명령 또는 좀 더 나으면 설명하는 정도이다. 그렇다면 왜 관리자들이 질문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을까? 매우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Fadem(2008)의 ‘질문의 기술(The art of asking)’이라는 책을 통해 몇 가지 이유를 제시해본다.

첫 번째로 대부분이 알고 있거나, 뻔한 질문을 할 때 상대방이 ‘그런 것도 모르나’라고 생각하게 될까봐 불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문은 꼭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의 표현이기도 하며 공동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때때로 우리가 ‘물어봐야 하나’라고 질문을 망설일 때, 다른 사람들도 망설이거나 모르면서 아는척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발표를 하는 다른 관리자가 수시로 약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해보자. 일부 약어들은 익숙하여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가끔은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HRO는 High Risk Operation, 즉 ‘고위험 작업’이고, PTW는 Permit to Wok ‘작업 허가’라는 뜻인데, 안전관리 전문가들에게는 익숙한 약어일 수도 있지만 일부 타부서 관리자들은 이를 잘 모르거나 익숙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이런 단어들이 쓰이는데도 발표를 듣는 다른 사람들은 이 약어가 무슨 말인지 다 알고 있다는 듯 발표 내용을 듣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모르면 다른 사람도 모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남들 앞에서 드러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조용히 있는 경우가 많다. 질문하는 것은 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새로운 용어를 하나 배우게 하는 것이라고 좋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자신이 해결방안이나 답을 알고 있어 따로 질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해결방안이나 답을 알고 있어도 질문을 할 필요가 있다. 안전은 수학 문제를 푸는 것과 같이 반드시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때때로 질문은 여러 관점과 추가적인 사항들을 고려하여 안전의 “해답”을 찾는 과정일 수도 있다. 즉 내가 생각한 답이 틀리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질문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확인하며 내가 생각한 해결방안에 대한 자신감을 높일 수도 있다. 뻔한 질문에도 때로는 아주 중요한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알고 있어도 질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질문은 생각을 요구한다. 질문에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소통 훈련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현장 관리자가 생각하기에는 당연한 것이지만, 다른 부서의 관리자나 근로자들은 당연하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이를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은 질문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것은 왜 당연하지 않는지’, ‘왜 해결방안으로 생각되지 않았는지’ 자기 자신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질문하는 기술을 하루아침에 향상시키기는 어렵다. 좋은 질문을 하는 기술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일단 자주 질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작업전에 TBM(툴박스 미팅)을 하고 있다면 직원들에게 “우리가 왜 TBM을 하는 것일까요?”라고 질문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참고문헌>
Fadem, T. J. (2008). The art of asking: Ask better questions, get better answers. FT Press.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