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요령, 완강기 및 소화기 사용법 등 상황별 행동요령 배워
8개 체험구역·23개 체험시설...연간 9만여 명 다녀가

11일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에서 체험객들이 소화기 체험을 하는 모습.
11일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에서 체험객들이 소화기 체험을 하는 모습.

불 꺼진 영화관, 갑자기 화재경보음이 울리고 자욱한 연기가 들어온다. 화재로 위급한 상황 같지만, 사실 화재안전 체험현장이다.

“건물에 불이 난 상황입니다. 큰 소리로 ‘불이야’라고 외친 뒤, 자세를 낮춘 상태에서 젖은 수건이나 옷소매로 코와 입을 막고 비상구로 이동합시다”

화재안전 체험 교관이 큰 소리로 말한다. 좌석에 앉아있던 체험객들은 한 줄로 서서 몸을 구부린 채로 비상구로 향한다.

11일 오후, 광주시 북구 오치동에 위치한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 초등학생, 중학생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체험객 세 팀이 체험장에 모여 있었다. 체험은 영화 관람 중 불이 난 상황을 가정, 영화관처럼 꾸며진 체험시설에서 시작해 비상구를 지나 깜깜하고 연기가 가득 찬 대피로를 지나는 순서였다. 아이들은 대피체험을 하면서 미션을 완수하듯 재밌어하면서도,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대피 시에는 왼쪽 손으로 벽을 짚으며 천천히 이동합니다. 지금 옆을 보면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타도 될까요?” 체험교관의 질문에 타면 안 된다는 체험객들의 대답이 이어졌다.

대피로에서 탈출한 이후에는 완강기, 119신고, 소화기 체험 등이 차례로 진행됐다. 체험마다 자녀와 함께 완강기를 타는 경우,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난 경우 등 실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이 주어졌다. 이처럼 체험은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상황 속에서 취해야 할 올바른 행동요령을 알려주는 체험교관(소방관)의 설명과 함께 진행된다.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 로비에 걸린 체험객의 메시지.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재난 대처법...새로운 재난유형도 반영해

‘체험을 한 게 진짜가 될 수 있다’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 로비에 걸려 있는 체험객들의 안전메시지로 체험관의 운영 이유를 알 수 있다.

“소화기 사용법을 아는 성인들에게 환경을 조금만 다르게 한 뒤 소화기를 사용하게 하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난 상황은 매번 다른 환경에 새로운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실제와 비슷한 경험을 한 번이라도 쌓아 보아야 재난·안전사고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화재안전 체험교관을 맡고 있는 김태윤 소방교의 설명이다.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 전경.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 전경.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에는 화재안전 외에도 ▲산악안전 ▲호우안전 ▲지진안전 ▲생활안전 ▲응급안전 ▲학생안전 ▲키즈안전 등 다양한 재난·안전사고 상황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온라인 사전예약제인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은 이른 시간에는 거의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리에 운영된다. 실제로 가족, 학교, 회사 등에서 연간 9만여 명의 체험객이 방문할 정도다.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넓은 공간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체험교관으로 활동하는 현장경험이 풍부한 소방관. 여기에 체험관만의 특별한 점은 지역색을 살리거나 새로운 재난에 대비하는 체험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지역 명산인 무등산을 배경으로 한 산악안전체험과 전국 최초로 도입한 호우안전체험은 유독 인기가 많다. 특히 차량 침수 시 탈출·대처 방법을 다루는 호우안전체험은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폭우와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로 인해 많은 체험객이 방문하고 있다.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안전체험으로 느낄 수 있어

체험은 순탄치 않았다. 어두운 대피로를 지나면서 ‘눈앞이 깜깜하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난생 처음 완강기 로프에 몸을 맡긴 채 3m를 내려갔을 때는 어설프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이번 경험을 토대로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론으로만 맴돌던 지식에 ‘근거 있는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화재안전 체험교관 김태윤 소방교.
화재안전 체험교관 김태윤 소방교.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고, 백 번 보는 것보다는 한 번 해보는 게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위급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빠르게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김태윤 소방교는 다중이용시설 이용하기 시작한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오래전 안전교육을 받았지만 실전에서는 자신감 없는 어른들도 체험관에 방문하기를 추천했다.

한편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 사전예약 및 자세한 사항은 누리집(gjsafe119.or.kr)을 참고하면 된다.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 이용 안내
주소: 광주광역시 북구 능안로 30번길 3
이용요금: 무료
운영시간: 09:00~18:00
체험시간: 09:30~17:3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1일·설날 및 추석 연휴·그외 휴관일(별도 공지)
예약방법: 누리집(gjsafe119.or.kr) 사전예약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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