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장품 어원석 과장, GS칼텍스 정남일 상무, (주)삼성중공업 김진현 안전지역장, 서울우유협동조합 송영숙 보건관리자, 대구도시철도 박순환 안전관리자, (주)국순당 김효신 안전관리자, 코오롱인더스트리(주) 성학수 환경안전그룹장, (사)대한산업안전협회 한만철 차장, LG전자(주) 황원환 기정, 대림산업(주) 이동민 현장소장.

산업안전보건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들의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그동안 정부가 공인한 산재예방의 달인들이다.

이들은 오로지 안전보건관리 능력 하나로 자신의 직군에서 최고봉에 오른 이들로, 모든 산업안전보건인의 자랑이자 롤모델이다. 또한 산업현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안전보건업무의 중요성을 널리 알린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이들의 존재는 많은 안전보건인에게 ‘안전보건분야의 인재도 산업현장의 핵심요소’라는 자긍심과 ‘나도 할 수 있다’는 목표를 심어주었다.

헌데 이 장점 가득한 ‘산재예방의 달인’ 제도가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는 설이 업계에 돌고 있다. 추천인 부족, 선정 과정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정부가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게 그 요지.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애석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산재예방의 달인’ 제도는 올해 1월 첫 선을 보였다. 기업, 재해예방단체 등에서 안전보건업무에 종사하는 자 중 산재예방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달인’을 발굴하여 산업현장에 그 우수활동사례를 전파하기 위함이 추진배경이었다.

그리고 등장 4개월여가 되던 시점에 국민 추천제가 도입,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산재예방달인을 추천할 수 있게 됐다. 명실상부 투명함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한 국민 시상식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이처럼 이제 막 역사와 전통을 세워가기 시작한 제도를 당장 그 효과가 드러나지 않음과 과정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폐지를 검토한다는 것은 너무 조급한 처사가 아닐까 싶다.

현장의 안전보건인들은 열심히 해야 본전도 찾기 어렵다는 평을 감내하며 안전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또 사고가 나지 않으면 현장 기술자 덕분이고, 사고가 나면 안전보건관리자 때문이라는 세간의 어긋난 시선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정부마저 이들의 공로를 등한시한다면 이 땅에서 안전보건이 설 자리는 사실상 없다.

지금 우리나라의 산업재해율은 소폭이지만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해온 ‘안심일터 만들기 사업’ 등의 산재예방정책이 산업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정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고자 적극적으로 활동에 나선 현장의 안전보건관리자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

정부는 이를 감안, 이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제도의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에 힘입어 현장의 안전보건관리자들이 더욱 힘을 낸다면 획기적인 산재감소도 분명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장의 안전보건관리자들도 할 일이 있다. 산재예방 달인 폐지 설 등이 나오는 것은 결국 제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도가 부족했다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앞으로는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동시에 모든 산업안전보건인의 위상과 권익을 지키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것들이 보호될 때 본연의 직무도 보다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더욱 많은 안전보건관리자가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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