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식(충청북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전 세계 철강업계의 왕자로 군림하고 있었던 미국의 엘버드 헨리 게리 회장이 1906년에 안전제일(Safety first)을 선언하였다.

그 당시 미국 산업현장에서 많은 재해가 발생됨에 따른 적극적인 대책방안으로 제창되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학문으로 발전된 것이 오늘날 안전공학(Safety Engineering)이다.

안전공학은 인적, 물적으로 불안전한 상태를 안전한 상태로 전환시킴으로써 인적자원을 보호하고 경제적 손실을 막는 종합 학문이다. 궁극적으로 인류로 하여금 꿈과 풍요로운 미래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것을 볼 때, 모든 근로자에게 미래의 꿈과 행복의 실현을 약속해 주는 인간존중 학문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을 기점으로 눈부신 산업 발달로 인해 많은 산업현장이 생겼고 그로 인해 경험해 보지 못했던 여러 형태의 산업재해(사고)들이 발생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 그동안 우리 안전인들이 산업현장에 산재되어 있는 수많은 위험요인들을 사전에 감지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대책을 강구함으로써 산업현장의 안전을 확보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1984년 일부대학이기는 하지만 정규 안전공학과가 생기면서 많은 안전파수꾼(안전 관리자)이 배출된 것이 큰 힘이 됐다. 필자의 경우도 시대의 흐름에 부응해 안전공학관련 논문을 쓰고 기술사 자격도 취득하고 이론을 현장에 적용·실천하면서 18년간 안전관리자와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써 열정을 불태워왔다.

하지만 최근 급변하고 있는 사회현실을 볼 때, 우리 안전인들의 이러한 노력만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에는 이제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재해손실통계를 보면 천문학적손실이 발생되고 있다. 1,400여만 명이 종사하는 산업현장에서 1년 동안 2,200여명의 사망자, 10만여명의 중경상자, 17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국민들이 어찌 산업 현장만 접하고 살겠는가. 가정생활, 학교생활, 군생활, 도시생활, 농촌생활, 공공생활, 교통생활, 취미생활 등 살아가면서 접하는 모든 생활 속에서 당하는 사고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우리 국민들이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을 통해서 접하고 있는 불안전한 상태나 불안전한 행동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위험수위(Risk level)만 차이가 있을 뿐, 산업현장과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 모두는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자칫 잘못하면 언제든지 사고를 당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5000만 우리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당하는 안전사고를 인적 경제적 손실로 따지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수치가 나올 것이다.

우리 인간 모두는 반드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삶의 질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삶의 문화 속에 당연히 안전문화(Safety culture)가 자리매김하고 발전해야 할 것이다.

현대인인 우리가 살다보면 가끔 화두가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무병장수, 선진 복지국가, FTA(국가간 자유무역협정),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실업대책, 2018동계올림픽 평창유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수많은 화두들 속에 안전문화도 들어가야 할 것이다.

대부분 화두의 시작은 국가지도자들이 창조하는 경향이 많다. 그리하면 반드시 실천 방안이 도출되고 시행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선진국들은 이미 그러한 과정을 통해 온 국민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대책을 시행하면서, 사회에 안전한 삶의 분위기를 조성해나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도 안전문화에 대한 국가의 구체적인 정책이 추진됨은 물론 막대한 국가 예산도 투입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 또한 안전문화 정착에 적극 동참하여 정부의 정책에 가장 큰 수혜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누구나 한정된 삶을 평안히 살고 싶어한다. 이제 우리 사회도 안전문화가 화두가 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안전은 관리차원에서 문화차원으로 성숙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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