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화탄소 경보기는 천장에 달아야 위험 빠르게 감지할 수 있어

사진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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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내에서 장작이나 조개탄을 태울 경우 일산화탄소 농도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전두통, 판단력 상실 등을 유발하는 수준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천장에 설치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위험을 빠르게 감수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소방연구원이 텐트 내 화로와 난방기구 사용과 관련해 실험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

실험은 크게 4인용 돔‧거실용 텐트에서의 난방기기 재료에 따른 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 발생 정도를 파악하는 것과 일탄화탄소 경보기의 경보 시험을 통해 효과적인 설치 위치를 검토하는 두 가지로 진행됐다.

실험 결과, 장작과 조개탄을 넣은 화로의 경우 텐트 내 모든 위치에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500ppm을 넘어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인 경우 1~2시간 이내 전두통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800ppm인 경우 45분 이내 현기증, 메스꺼움 및 경련 등이, 1,600ppm인 경우 2시간 이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구체적으로 돔 텐트 내 화로에 장작과 조개탄을 넣었을 때는 불과 45초 만에 500ppm에 도달했다.

거실형 텐트는 전실에 화로를 두고 전실과 이너텐트에서의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했으며, 그 결과 장작의 경우 전실은 90초, 이너텐트는 510초, 조개탄의 경우 전실은 70초, 이너텐트는 180초 만에 500ppm에 다다랐다.

가스와 등유를 사용하는 난방기기의 경우 일산화탄소보다 이산화탄소의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화탄소 농도는 공기 중 허용농도인 50ppm 미만으로 확인되었으나, 이산화탄소는 최대 4만5,000ppm(공기 중 4.5%)까지 급증했다.

미국 OSHA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3%가 되면 심박수 및 혈압이 증가하고, 5%에서는 어지러움, 두통, 호흡곤란의 증상이 나타나며, 8%가 되면 의식불명과 사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일산화탄소 경보기 위치별 반응시간은 천장이 가장 빨랐으며, 바닥이 가장 느렸다. 일산화탄소는 단위부피 당 질량이 산소보다 작고 부력에 의해 상승하기 때문에, 텐트 상부에 설치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위험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고 국립소방연구원은 설명했다.

국립소방연구원 구동욱 원장직무대리는 “최근 4년(2019~2022년)간 텐트 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119에 총 114건이 신고됐으며, 이 중 심정지는 6건에 달했다”라며 “일산화탄소는 보이지 않는 암살자로 불릴 만큼 위험 상황을 인지하기 어려운 만큼 텐트 내 장작, 조개탄 등 화로 사용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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