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경북 문경 순직사고 합동조사 결과 및 재발방지 대책’ 발표

이미지 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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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방대원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문경 공장화재 사고를 계기로 재난현장표준절차(SOP)를 전면 개정한다. 또 샌드위치패널 건축물의 내화시간, 방화구획 등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가운데 소방서장 및 지휘팀장 등은 역량을 갖춰야만 보직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줄 방침이다.

소방청은 13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경북 문경공장 화재현장 순직사고 관련 합동조사 결과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소방청은 기획조정관을 단장으로 외부전문가, 현장대원, 소방노조 등 25명이 참여한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이들은 한달간 ▲화재원인 규명 ▲순직사고 발생 경위 ▲사고 재현 실험 ▲대응전술 및 안전관리 문제점 등을 분석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이틀 전 화재 수신기 경종 강제 정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먼저 화재는 공장 3층 내부 전기튀김에 담긴 식용유가 온도제어기가 작동 불량 등으로 발화점(383도)이상으로 가열되며 발생했다. 이 불은 다시 식용유 저장 탱크로 옮겨 붙으면서 실내 전체로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사고 발생 이틀전 공장 관계자가 화재 수신기의 경종을 강제 정지시켜 불이 3층으로 확산된 이후에 신고가 이뤄지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순직한 소방관들은 화재 현장의 인명 검색을 위해 건물으로 진입했다가 변을 당했다. 구조대원 4명이 개방한 출입문으로 공기가 유입되며 체류 된 고온의 가연성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대원 2명은 창문을 깨고 탈출하였으나, 구조대원 2명은 고립됐다. 탈출한 대원 2명은 동료 대원을 구하기 위해 재진입하려 했지만 화염과 열기로 진입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해당 공장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패널 구조로 연소가 급격히 확대돼 신속한 화재진압에도 어려움이 많았다는 게 조사위의 분석이다.

◇대응기술 고도화, 안전관리 필수정보 신속 전파 방침
소방청은 구조 과정에서 주 가연물로 추정되는 식용유에 대한 정보 전달이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장활동 사항의 공유도 미흡했던 사실 등 다양한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재발방지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재난현장표준절차(SOP)를 대원 안전 중심으로 전면 개정한다. 특히 소방대원이 현장에서 반드시 지켜야하는 ‘안전관리 대원칙’을 명확히 규정해 그 이행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현장대응 및 안전관리 필수정보 신속 전파를 위해 예방정보시스템도 개선한다. 현장소음 및 장비착용 시에도 무전통신이 용이하도록 송‧수신 기능도 개선할 방침이다.

주요 대상물 관리정보 공유체계도 구축해 이상유무도 모니터링한다. 화재위험성이 큰 식용유 취급 기계 및 설비에 대해서는 제조단계부터 안전기준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국가기술표준원과 협의하는 가운데 샌드위치패널 건축물의 내화시간, 방화구획 등 안전기준은 국토부와 협의해 강화할 방침이다.

소방공무원의 교육훈련도 강화한다. 신임 교육부터 단계별 직무역량 교육의 평가 및 인증을 필수화해 소방서장 및 지휘팀장 등은 역량을 갖춰야만 보직을 부여하고, 실화재 훈련시설 확충 등 교육훈련 인프라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실종과 고립 등 대원의 안전사고 발생 즉시 신속동료구조팀(RIT)이 운영될 수 있도록 별도 RIT팀을 동시에 편성키로 했다.

김조일 소방청 차장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던 문제점을 세세하게 살펴,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개선하고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도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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