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임호영 원장

 

흡연의 폐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후두암, 식도암에 걸릴 확률이 각각 20배, 10배, 3배 높다. 어디 그뿐이랴. 담배연기 속에 들어있는 4천여 종의 독성 화학물질은 호흡기에 직접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폐를 통해 온몸을 돌면서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이처럼 폐해가 극명한데도 아직까지 금연을 실천하지 않는 흡연자들이 많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전국 성인흡연율은 20.7%로 나타났다. 과거 연도와 비교해 볼 때 1~3% 정도 감소한 수치지만, 흡연으로 인한 건강폐해를 생각한다면 여전히 높은 수치라고 볼 수 있다.

대체 왜 흡연율이 크게 줄지 않을까. 필자는 가장 큰 원인을 흡연자들의 마음가짐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흡연자들은 흔히 담배를 기호식품이라고 하면서 흡연자들의 권리를 보호해 줄 것을 요구한다. 허나 이것은 정당한 요구가 아닌 니코틴 중독자들의 변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담배에는 개미살충제, 청산가리, 자동차 배기가스, 세척제 등 우리가 멀쩡한 정신으로는 절대 가까이 하지 않을 유해물질이 대거 함유되어 있다. 흡연자들은 이같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매일 들이마시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위험물질을 흡입하는 행위에 ‘권리’라는 단어를 붙일 수가 있을까. 상식적으로도 납득을 할 수 없는 말이다.

또 흡연은 단순하게 기호식품을 섭취하는 행위라고도 보기 힘들다. 중독행위 다시 말해 질환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공중보건 서비스 보고에 의하면 흡연중독은 장기간 혹은 영구적으로 금연을 할 때까지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 만성적 질환이다.

질환은 누구나 알고 있듯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대상이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더욱 많은 흡연자가 금연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으면 한다. 본인의 의지만으로 힘들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전문클리닉이 있는 병원을 찾아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근래에는 사회적으로 금연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여러 의료기관들이 다양한 금연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 병원 역시 마찬가지다. 안산산재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 경기도청, 보건소, 한국건강증진재단 등과 함께 ‘민간금연클리닉사업’에 참여했다. ‘민간금연클리닉 사업’이란 의료기관에 내원하는 흡연자를 대상으로 금연상담 및 진료, 금연보조제 및 약물처방, 금단증상 대처법 및 정서적지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근로자는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문호가 활짝 개방되어 있으니, 금연을 다짐하는 이라면 누구든 환영한다.

끝으로 필자가 여타 사업장의 경영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바가 있다. 흡연자 본인에게 금연의지가 있고, 많은 의료기관들이 금연프로그램을 펼친다한들 사실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입장에서 금연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보다 많은 사업장들이 사내 금연프로그램을 추진해주길 부탁한다.

또 만약 추진한다면 강압적인 방법은 역효과를 부를 수 있으니 되도록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한다.

그 예로 최근 본원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바 있는 ‘금연펀드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싶다. 이는 흡연자들로부터 일정금액을 모금해 펀드에 가입한 다음, 펀드기간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이 실패한 참가자들의 펀드기금과 지원금을 나눠 갖는 프로그램이다. 건강도 챙기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직원들의 호응이 매우 좋았고, 그 결과 흡연직원 27명 중 21명이 금연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처럼 사회와 직장 그리고 본인이 금연을 향해 한마음이 된다면 금연은 결코 어렵지 않다. 2011년도 이제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를 금연의 실천으로 마무리한다면 2011년이 그 어느 해 보다 뜻 깊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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