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조상들은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 즉 입동에서부터 봄이 시작되는 입춘까지를 동절기로 봤다. 올해 입동이 11월 8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벌써 겨울이 시작되고도 한 달이 지났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영하를 오가는 날씨가 연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시기를 맞아 산업현장에서는 겨울철 재해 및 안전사고에 대비한 대책을 철저히 펼쳐나가야 한다. 헌데 주변을 돌아보면 아직 준비를 시작조차하지 않은 곳이 눈에 많이 띈다.

겨울철에는 강풍에 의한 낙하·비래, 폭설에 의한 붕괴, 결빙에 의한 전도 및 추락재해 등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난방기구와 전열기구 과열로 인한 화재, 인화성물질의 허술한 관리로 인한 화재·폭발 등의 위험도 높다.

이들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화기와 방화사 등 진화장비를 미리 점검·배치해야한다. 아울러 화재예방교육을 통해 근로자들에게 소화기사용요령 및 화재발생시 대피요령 등을 숙지시켜야 한다. 어디 그 뿐인가. 대형화재를 야기할 수 있는 전기에 의한 합선(단락), 누전 및 과전류 등에 대한 점검도 실시해야 한다.

이처럼 미리미리 챙겨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아직도 겨울철 대책을 수립, 시행하는 것이 이르다는 관리자들이 많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금 늦게 준비하면 어때’라는 생각은 사실 매우 위험한 판단이 될 수도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연구원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겨울철에 발생한 산업재해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서비스업의 경우 대설이 발생하지 않은 정상기간 보다 대설기간 중에 17.1%나 더 많이 재해자가 발생했다. 제조업의 경우는 정상기간 보다 대설기간 중에 16.7% 더 많이 재해자가 발생했다.

재해유형별로는 넘어짐 사고가 정상기간 대비 대설기간에 43.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한 동작에 의한 사고가 77.8%로 그 뒤를 이었다.

재해의 위험은 비단 사고에만 그치지 않는다. 겨울철에는 질병의 위험도 증가한다. 연구원이 최근 10년간 질병 재해자 11,580명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뇌심혈관질환의 경우 월평균 99명의 재해자가 발생하는데, 실내외 기온차가 큰 12월과 1월에는 평균 121명과 106명의 재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겨울철이 재해다발시기인 것이 명확한데, 그 준비를 늦추는 것이 타당할까? 당연히 일리가 없을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 모든 산업현장은 서둘러 겨울철안전관리대책을 시행해야만 한다.

겨울은 영화 러브스토리의 명장면이 떠오르는 낭만의 계절인 동시에 거리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오는 설레임 가득한 계절이다. 또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여는 아쉬움과 희망이 공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안전인들은 이런 사랑과 낭만에 듬뿍 취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산업현장의 시계가 멈추지 않는 이상, 안전인들에게 겨울은 재해 위험이 높은 한 여름만큼이나 긴장의 고삐를 놓아서는 안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날씨는 자연의 이치로써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도리가 없다. 하지만 그로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힘은 인간에게 충분히 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말이 있다. 모든 안전인들이 최선을 다해 겨울철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한다면, 이번 겨울에는 생명과 재산 피해가 없는 산업현장을 분명히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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