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명 차장 | (주)풍산 부산공장

매년 동절기에 접어들어 각종 안전기관 및 단체에서 홍보하는 내용을 보면 아쉬움이 든다. 그 홍보내용을 보면 화재예방, 동파방지, 심혈관질환 예방 등 굵직한 재해유형에 해당하는 사례와 방지대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동절기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 중 가장 주안점을 둬야 하는 것이 바로 전도재해가 아닌가 싶다.

지난해 우리나라 산업재해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사고유형이 바로 전도사고, 즉 넘어져 다친 사고였다. 비율을 보면 전체사고의 21.5%인 21,242건이 전도사고였다.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미끄러짐, 넘어짐 사고는 재해통계상 많은 비중을 차지할 뿐 아니라, 골절, 척추손상, 그리고 뇌진탕에 의한 사망 등 재해정도에 있어서도 심한 경우가 많다.

“어른들의 사고”로서 방치될 수 없는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사고이자, 사업장 안전관리 차원에서가 아닌 일반생활 속의 안전관리 차원으로 접근해야 하는 전도사고에 대해 한 번 세세히 살펴보자.

전도사고의 주요 원인은 시설의 불안전한 상태와 근로자의 불안전한 행동에서 찾아낼 수 있다. 먼저 시설측면에서는 처마 밑, 우수로, 응달진 곳, 작업장주변 경계 등에서 빙판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동절기 특성상 체온저하에 따라 순발력이 부족한 상태의 근로자들이 결빙이 된 바닥에 발을 내딛으면서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근로자 측면에서 보면 두꺼운 옷을 착용하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뛰는 등의 부자연스런 행동을 하면서 건물 내부로 빨리 들어가거나 차량을 빨리 타려고 하다가 넘어져 다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사고예방 대책을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시설측면에서 보면 바닥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물길을 조정하고(특히 출입구 주변 및 작업장 경계지역), 결빙지역은 모래, 부직포, 염화칼슘 등을 사용하여 미끄럼을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시 결빙지역에는 “위험”표식을 설치하여 보행자가 미끄러운 곳임을 알도록 해야 한다. 야간에는 어두운 곳의 조명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근로자측면의 예방대책으로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거나 뛰는 행동은 넘어짐 사고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을 근로자 스스로가 필히 인지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관리자들은 이를 수시로 교육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셔틀버스에서 출입구까지 등의 이동경로(동선)를 줄여 추위와 바람으로부터의 노출과 빙판길에 접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바닥에 물을 사용했으면 얼지 않도록 즉시 제거하는 행동도 필요하다.

어른들이 넘어지면 체중이 무겁기 때문에 관성력에 의해 지면에 닿는 순간 충격이 크게 가해진다. 우리는 가볍게 넘어져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경우를 주로 봐왔기 때문에 전도사고에 대해서는 위험을 크게 못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분명 알아둬야 할 것은 전도사고가 결코 가벼운 부상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할 경우 척추장해, 뇌진탕 등의 돌이킬 수 없는 큰 상해를 입을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많은 근로자들의 경우 그 위험가능성은 더욱 크고 피해는 더욱 오래갈 수밖에 없다.

그동안 동절기 사고예방 대책 중에서 뒤로 쳐져 있던 “전도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와 근로자교육이 앞으로 가장 중요시되고 필요시 되길 기대한다.

현장 관리감독자들은 사전에 현장교육용 자료 및 게시물을 배포하고, 결빙위험지역 근처에 건조사를 비치하는 등 넘어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근로자들은 사업장 내에서 결빙지역에 특히 많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 사업장은 물론 가정과 일상생활에서도 전도사고에 대한 안전수칙을 항상 준수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더 이상은 “일하러 가다가, 밥 먹으러 가다가, 집에 가다가” 결빙에 넘어져 근로자들이 평생 고통을 받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현장 관리감독자는 물론 안전관리자들은 그동안의 성과에 방심하지 말고 겨울동안 최선의 넘어짐 재해예방을 펼쳐, 일년 무재해 농사를 잘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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