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 가족회의를 개최해요”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를 가장 많이 줄인 나라로 꼽힌다.

지난 1970년 2,000여명에 이르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가 2005년 기준으로 200여명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불과 30여년만에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온 것은 ‘전국교통안전 어머니회’의 역할이 가장 컸다.

전국교통안전 어머니회는 ‘우리 자녀들을 교통사고로부터 지켜주자’는 기치아래 1971년 결성됐다. 현재 650만명이 넘는 회원들이 소속돼 있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교통안전과 관련해서 최고의 압력단체로 꼽힌다.

전국교통안전 어머니회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사업’이다. 어머니회에서는 각 기초자치단체별로 ‘어머니 교통안전 지도자’를 양성했다. 그리고 지자체와 연계해 이들로 하여금 소속 지역의 어린이 교육기관을 방문해 부모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토록 했다.

아울러 교통안전 어머니회에서는 각 기초자치단체별로 어린이 교통공원을 조성했다. 여기에서는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체험교육과 자전거 안전운전체험교육 등이 진행된다. 이곳에서 실시되는 교육 중 가장 큰 특이점은 어린이들이 시속 30km이상 달리는 카트를 타고 직접 교통사고를 내 본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이 스스로 사고원인과 예방법을 터득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어린이 교통공원은 현재 일본 전국적으로 300여곳 이상 설치돼 있다.

전국교통안전 어머니회 외에 ‘교통안전 가족회의’도 일본의 교통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해 온 요인 중 하나다.

일본의 부모들은 어린이 교통사고는 ‘또 발생한다’, ‘내 자녀도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교통안전 가족회의’를 통해 사례별 예방법을 자녀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또한 자동차의 특성부터 시작해 차량주변에서 놀 경우의 위험성,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 있을 때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교통안전 가족회의’가 아닌가 싶다. 그 개념과 중요성, 방법 등을 조속히 홍보해, 더 이상 우리 어린이들이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허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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