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창원산재병원 정규영 재활의학과장

현대인들의 손은 항상 바쁘다. 식사, 청소 등 삶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활동을 비롯해 회사에서의 작업, 스포츠 활동 등을 통해 끊임없이 손을 움직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손이 쉴 약간의 틈도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과유불급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이다. 이는 과도한 손의 사용에도 상통하는 바가 있다. 손 역시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크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팔꿈치 통증’이다.

팔꿈치 관절 주위에는 손과 연관된 힘줄이 붙어 있다. 반복적으로 손을 쓰거나 테니스, 배드민턴과 같은 손목의 힘을 사용하는 스포츠 활동을 심하게 하면 이 힘줄에 통증을 동반하는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 팔꿈치 바깥쪽에 붙는 힘줄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를 테니스 엘보우(외측 상과염), 팔꿈치 안쪽에 붙는 힘줄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를 골프 엘보우(내측 상과염)라고 한다.

힘줄의 병변(병리적인 변화)은 염증에서부터 부종, 파열, 석회화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X선 검사에서는 볼 수 없고, 오직 초음파검사로만 확인할 수 있다.

단순 염증인 경우는 과도한 손목의 사용을 자제하는 가운데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거나 약물치료를 받으면 쉽게 호전된다. 허나 부분파열, 석회화 등이 있는 경우에는 통증이 잘 낫지 않을뿐더러 만성화되기가 쉽다. 특히 방치할 경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통증과 손목의 힘 빠짐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필히 병원에 내원하여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성통증은 대부분 보존적 치료를 실시한다. 여기에는 체외충격파치료, 재활치료(물리치료, 근육스트레칭, 점진적 근력강화운동), 주사요법(증식치료, 자가혈장주사 등) 등이 있다. 이들 치료법을 시행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될 때는 수술적 치료를 실시하기도 한다.

팔꿈치 통증은 초기에는 쉽게 치료가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원인이 반복적인 손사용에 의해 발생되기 때문에 다시 업무를 보거나 스포츠 활동 등을 할 경우 재발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일단 재발이 되면 대부분의 경우 통증이 이전처럼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만성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급성기 통증치료를 받은 이후에는 스포츠 활동 등을 할 때 힘줄의 압력을 최소화 시키는 보조도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최소 2달 이상은 손목 및 팔꿈치 주위 근육을 대상으로 충분한 근력강화운동을 실시해야 한다.

팔꿈치 통증은 앞서 설명한 테니스 엘보우, 골프 엘보우 등의 힘줄병변 외에 관절, 근육, 신경 이상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팔꿈치의 퇴행성관절염, 팔꿈치를 둘러싸는 근육의 뭉침 증상(근막통증증후군), 팔꿈치 아래로 지나가는 신경 압박에 의해 발생되는 팔꿈치터널증후군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팔꿈치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하지만 치료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만성화가 되기 쉽다. 따라서 1주일 이상 충분히 쉬어도 손에 통증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필히 이것만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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