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수 차장 | 한국남부발전(주) 영남화력발전소

2011년 세계경제대국순위 11위, 무역규모 1조달러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 그런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안전분야에서는 낙제점수준이라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선진국과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점이며, 그 낙제점의 원인이자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어릴 때부터의 안전교육이다.

아동들은 특성상 공간개념이나 주변의 상황인지도가 성인보다 낮아 안전사고의 위험에 더욱 노출되기 쉽다.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조기 안전교육을 오래전부터 시키고 있다. 이렇게 조기교육을 통해 성장한 안전문화는 우리와 그 수준의 차이가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예로 선진국의 경우 횡단보도의 건널목에 사람이 서 있으면 운전자는 반드시 차를 세우고 보행자가 길을 건널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보행자도 정해진 횡단보도를 철저히 지키는 것은 물론 신호가 파란색으로 바뀐 뒤에도 차량의 이동을 우선적으로 파악한 후 도로를 횡단한다.

반면 우리는 어떠한가. 차량들은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파란색인데도 보행자의 유무만 확인한 채 그냥 지나친다. 또 빨간불임에도 자연스럽게 도로를 건너는 보행자들, 심지어 어린이의 손을 잡고 무단횡단을 하는 어른들의 모습도 우리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현재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안전교육이 비정례화로 시행되고 있다. 1년에 몇 차례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되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소중한 아이들의 안전과 미래를 위해서는 안전교육의 의무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안전교육 이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인 교육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나가야 할 필요도 있다. 소중한 인명은 말로만 떠든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산업재해의 발생원인을 다룬 대표적인 이론가로 하인리히와 버드 외 아담스 등의 인물을 들 수 있다. 하인리히가 1931년 발표한 도미노이론 및 1:29:300의 법칙, 그리고 이 이론을 Up-Grade하여 1969년에 발표된 버드의 법칙은 현대적 안전경영의 바탕이 되는 이론으로, 안전관리를 하는 안전인들의 지식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재해발생 메카니즘을 보면 산업재해의 직접 원인인 불안전한 행동과 불안전한 상태, 간접원인인 안전보건관리결함 등은 도미노 이론의 3단계에 해당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안전관리수준이라고 보아도 될 것 같다.
선진국의 경우는 도미노 이론의 2단계인 인간의 결함(개인적인 결함)을 넘어서 1단계인 선천적 결함(사회적 환경, 유전적 요소)에까지 접근하여 원인을 제거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현 실정을 볼 때 이런 단계까지 가는 것이 가능할까? 지금 현재로선 불가능한 일임은 부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당장 불가능하다고 이 단계를 포기해서도 절대 안된다. 그 시간을 단축시켜야 하는 관점에서 중요한 것이 도미노이론의 배경에 있는 인간의 심리적 특성에 대한 이해다.

인간의 여러 가지 심리적 특성과 산업재해의 연관성을 볼 때 근로자의 불안정한 정서는 산업재해발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세대 간의 문화적 괴리’ 등 부정적 정서를 초래하는 많은 원인들은 최근들어 사회의 다변화, 급변하는 환경 속에 다양한 형태의 사건이나 사고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정서를 자아내는 원인들은 해결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개인의 유전적 인자를 사회적 인자로 인식하고, 그 원인을 찾아내어 슬기롭게 해결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산업현장에서 발생된 산업재해는 사소한 부주의나 안전점검의 소홀 등 사전예방이 가능한 사고가 대부분이다. 사전예방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사고의 이면에 있는 심리적인 요인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근로자 개인과 사업장은 가정의 행복과 소중한 인명보호, 손실예방 등에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스트레스관리나 긍정적인 마인드형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나가야 한다.

특히 심리적인 불안정상태는 행동을 사고로 이어지게 하는 연결고리인 만큼 안전관리에 있어 심리적인 관리도 병행해나가야 할 것이다.

2012년 새해가 선진안전문화가 뿌리내리는 한 해가 되길 모든 안전인들과 함께 소망하며 가정의 행복과 사업장의 무재해가 지속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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