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환 환경안전팀 | 쌍용양회 동해공장

‘나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라는 얘기를 근로자들은 자주 한다. 그러나 이것은 기본적 사고일 뿐으로, 진보적 사고를 모르는 듯한 얘기라고도 볼 수 있다.

진보적 사고란 ‘동료의 안전도 내가 지킨다’라는 상부상조(相扶相助)식 안전관리이다. 나 때문에 동료가 사고를 당해서는 안되고, 동료로 인해 내가 사고를 당해서도 안되며, 동료로 인해 또 다른 동료가 사고를 당해서도 안된다는 논리이다. 이처럼 모두가 동참하고 서로 간에 가르치고 보살피는데 힘써야 하는 것이 바로 안전관리이다.

영국 속담에 ‘나는 네 등을 긁어 줄테니, 너는 내 등을 긁어다오’라는 귀절은 우리 산업현장의 안전관리에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작업에 임하면 근로자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처할 때가 있고, 동료 근로자가 위험에 놓일 때가 있다. 이 때 서로가 안전 호루라기를 불어줘, 상대방이 위험에 대해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앞서 운행하는 차량이 졸음운전으로 차선을 이탈할 때 뒤따르는 차량이 점멸등을 켜주거나 경적을 울려 사고를 막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바로 상부상조 안전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간섭이나 오해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 기업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문제이다. 어느 누구도 자기 영역에 근접하지 못하게 하고, 남의 가르침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대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불협화음이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서로간의 지적이 간섭이 아닌 곧 ‘안전약속’이라는 사고를 가질 때 기업의 번영이 약속된다. 한 번 지적은 나를 위해서이고, 두 번 지적은 가정을 위해서이며, 세 번 지적은 회사를 위해서라고 생각하면, 오해의 소지도 말끔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상부상조’가 포괄적인 뜻이라면, 세부적으로는 ‘순치보거(脣齒輔車)’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입술이 있기에 이빨이 안전할 수 있고, 양 바퀴가 있기에 수레가 안전하게 나아 갈 수 있다”는 뜻으로, 서로가 협동하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동물들의 상부상조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도 벵골만 호랑이의 사냥 성공률이 10% 미만에 불과하다고 한다. 맹수의 최고점인 호랑이가 숨어서 꽃사슴을 노리고 있을 때, 나무 위의 원숭이와 새들이 소리를 질러 위험 신호를 꽃사슴에게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누가 이 원숭이와 새들의 행동을 보고 지적이 아닌 간섭이라고 오해할 수 있겠는가.

상부상조의 대표적인 게임으로 ‘2인 3각’ 경기가 있다. 이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반대 쪽 다리를 묶어 엇박자로 뛰는 부자연스러운 경기이다. 왜 이런 게임을 행사마다 끼워 넣는가를 생각해 보고 넘어가자.

‘2인 3각’ 경기는 구소련(지금의 러시아) 병사들의 혹한기 훈련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병사 각 개인별로 시베리아의 툰드라를 통과시키게 했더니, 희생자가 너무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에 ‘2인 3각’으로, 둘이 하나가 되어 서로가 보살피고 호흡을 같이하게끔 했더니 둘 모두 거친 시베리아의 凍土를 거뜬히 통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에 이 ‘2인 3각’ 경기는 전세계적으로 협동심을 기르는 훈련으로 널리 보급 됐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국민성은 ‘2인 3각’ 정도의 협동심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아니 더 나아가서는 ‘3인 4각’도 가능하다고 생각되며, 시베리아는 물론 더 거친 ‘북극점’도 뚫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럼으로 우리 모두는 안전 호루라기를 더 세게 불어줘야 한다. 그리고 듣는 사람들도 그 호루라기 소리에 처음부터 귀를 닫거나 소음으로 흘리는 행위를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이 호루라기 소리는 나 자신과 동료를 살리고, 회사의 번영과 가정의 행복을 노래하는 소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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