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돌아오는 백호(白虎)의 해를 맞아 국운이 왕성해 질 것이라는 기대가 곳곳에 흐르고 있다. 특히 올 11월에는 국운 상승의 기회인 ‘G-20 정상회의’가 우리나라 서울에서 개최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정상회의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자 선진국 대열의 합류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G-20 기획단을 발족한 것은 물론 고려대 어윤대 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국가 브랜드 위원회를 구성하여 국격 및 국가 브랜드의 향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노력의 대표적인 것은 10대 실천과제 중 하나인 ‘G-20 글로벌 시민 되기’다. 이는 “한국인 모두가 국가 브랜드 대사”로서 그 역할을 다하여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도약시키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런 국가지대사(國家之大事)에 우리 안전인도 절대 빠질 수 없다. 우리 역시 국격을 높이는 역할에 적극 동참하여 이번 기회를 선진국 수준의 안전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경제규모 13위, 수출규모 9위라는 경이로운 경제 발전을 이루며 세계 각국으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경제발전 프로그램(KSP, Knowledge Sharing Program)을 추진하며 우리나라를 모델로 삼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런 우수한 경제규모에 맞지 않게 산업안전은 불명예스럽게도 아직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재해율은 선진국 수준인 0.5%미만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기형적인 성장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동시에 우리나라 안전문화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최근 노동부의 산업재해통계자료를 보면 연간 재해율은 0.71%(재해자수 : 95,806명), 사망만인율은 1.07(사망자수 : 1,447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연간 근로손실일수는 70,807,376일에 달하고 산재보상금액만도 3조4,200만원을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간접손실비용까지 환산하게 되면 연간 20조원 정도가 산업재해로 인해 소실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글로벌 리더국으로의 진입을 위해 막바지 마무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산업안전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불명예스런 산재공화국에서 벗어나 안전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세밀한 실천과제도 시행되어야 한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을 하지 않는 기업은 사회에 존속될 수 없다’는 문화를 확실히 자리 잡게 해야 한다.

일전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 건설업체가 미국 괌 지역에서 650만불 규모의 공사를 수주한 적이 있다.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던 중 용접공 1명이 추락 사망한 재해가 발생했다.

그러자 미국 OSHA는 해당 현장에 대한 지도점검에 나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118건을 적발하고 각 위반사항에 대한 과태료를 부과했다. 과태료는 수주금액보다 무려 175만불이나 많은 825만불이었다.

‘안전하는 기업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 사례이자 선진국의 경우 산업안전보건을 지키지 않는 기업은 사회에서 도태 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독일, 일본, 영국, 호주 등 다른 산업안전 선진국들도 마찬가지 환경이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리더를 갈망하고 있는 시점에서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산업재해예방 프로그램을 조속히 완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모든 안전인들이 안전을 국가브랜드로 여길 수 있도록 대사가 되어 최선을 다한다면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국격에 맞는 안전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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