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5일부터 27일까지는 소방방재분야에 있어 연중 가장 큰 행사인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열린다. 이번 훈련에는 22개 중앙부처, 244개 지방자치단체, 136개 유관단체 등 총 402개 기관·단체가 참가한다. 사실상 국가 주요 기관 및 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것이다.

훈련 내용 역시 우리나라의 모든 재난관리 역량을 총 점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훈련 첫 날인 25일에는 집중호우에 의한 산사태와 홍수 발생에 대비한 자연재해 대응훈련이 실시된다. 또 26일에는 재난경보(지진ㆍ지진해일) 상황을 감안한 대피훈련 및 대규모 정전 대비훈련이, 훈련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국제행사 안전 확보를 위한 테러대응 현장 훈련 및 풍수해 대응훈련이 진행된다. 이외에도 훈련기간 중에는 심폐소생술 체험장 등 다양한 생활안전분야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곳곳에서 마련된다.

그간 안전한국훈련은 현재의 우리나라 재난대응 능력을 짚어보고, 보완 및 개선사항을 찾게 해주는 기회가 됐었다. 올해 역시 이런 순기능이 백분 발휘돼야만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안팎의 다양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 대외적으로는 로켓 발사 등 북한이 연일 침공의 위협을 가하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부실한 원전관리 문제, 잇따른 산업현장에서의 폭발·화재사고 등 불안한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일본 대지진에서 보듯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의 위험도 호시탐탐 국민들을 노리고 있다.

이렇듯 안보, 환경,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위험요소가 늘어만 가고 있는데, 국민들의 안전의식은 큰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는 듯하다. 최근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해빙기 안전점검 결과에서 지난해에 이어 법 위반율이 90%를 넘어선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안전’은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다. 휴전 중인 분단국가, 중공업 및 건설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국가,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반도국가에서 ‘안전’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국가 경쟁력의 상실 나아가 국가 기반의 붕괴를 불러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즉 안전에 우리의 현재와 미래가 달린 셈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대내외적으로 중요한 행사들을 앞두고 있다. 국가의 수장을 뽑는 대선과 세계 만국의 관광객을 초청하는 여수세계박람회가 그것이다. 자칫 지나친 흥분과 기대감으로 국론이 양분되고 나라 전반이 어수선해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중대지사를 불안한 환경에서 치르다 혹여 행사 중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그간 힘겹게 쌓아올린 국격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번에 열리는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 국가와 모든 국민의 역량을 집중시켜야만 한다. 특히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국가 최대의 안전관련 훈련임에도 그간 보여주기식 행사, 의전행사 위주의 훈련이라는 지적이 늘 따라다녔다. 국민들의 호응도가 부족함으로 인해 국가 기관이 전면에 나선 결과다.

올해 만큼은 아니 올해부터는 국민들이 주도하는 실질적인 대응훈련으로 변화시켜야만 한다. 훈련을 안전 불감증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국가안전 시스템 전반을 꼼꼼히 재점검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국가의 체계적인 계획에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해진다면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그 이름처럼 명실상부 우리나라의 안전을 책임지는 행사로 굳건히 자리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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