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공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가 다가왔다. 밀폐공간 작업의 재해자를 월별로 분석해보면, 6월~8월의 재해자가 전체의 51.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폐공간이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환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의 산소결핍, 가스로 인한 건강장해, 인화성물질에 의한 화재·폭발 등의 위험이 있는 장소를 말한다. 우물, 수직갱, 터널, 잠함, 핏트, 암거, 맨홀, 탱크, 반응탑, 정화조, 침전조, 집수조 등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거나 공기가 일부 순환하더라도 미생물이 산소를 소비해서 공간 내에 산소가 부족한 장소가 밀폐공간에 해당된다.

밀폐공간에서 발생하는 산소결핍 사고는 동시에 여러 명이 사망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산소결핍 위험 장소에서 작업 중 무색 무미 무취인 산소 부족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한 명이 쓰러지면, 같이 작업을 하던 동료가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구하려다 함께 사고를 당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나라마다 인종마다 약간은 차이가 있지만 국내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산소농도 18% 미만인 상태를 산소결핍이라 정의하고 있다. 산소결핍이 발생하면, 맥박·호흡수가 증가되고 정신집중력이 저하되며, 계산착오, 세심한 근육작업 약화, 두통, 귀울림,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그러면 그곳의 산소농도는 이미 16% 이하로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성인은 안정된 상태에서 1분에 0.2~0.3ℓ의 산소를 소비한다. 뇌는 산소량의 의존도가 매우 높다. 산소량이 감소하면 뇌의 활동은 곧바로 활동성을 잃게 된다. 무산소 상태가 되면 뇌가 활동을 정지하게 되고, 2분이 경과되면 대뇌 세포가 비가역적인붕괴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이러한 세포 붕괴는 6~8분만에 전신으로 파급되어 결국 그 사람은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근육을 많이 사용할수록 산소결핍증이 중증화되는 특징도 있다. 왕성한 노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 먼저 산소결핍증에 의해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올해 여름에도 어김없이 정규뉴스 시간에 산소결핍으로 인해서 몇 명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보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에도 충청도 어느 마을에서 한 주민이 지하 생강 저장소에 넣어둔 고구마를 가지러 갔다가 산소결핍으로 사망하고 같이 있던 주민들이 이 사람을 구출하러 갔다가 같이 사고를 당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부주의와 무지 속에 산소 결핍이 여러 생명을 빼앗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매년 여러 매체 등을 통해서 산소결핍 작업의 위험성을 교육·홍보하고 있지만 아직도 산소 결핍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제 곧 높은 습도 및 무더위와 싸워야 하는 시기이다. 이때에는 밀폐공간 산소결핍 사고의 위험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산소결핍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안전수칙을 꼭 준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첫째 밀폐공간 작업시는 반드시 산소결핍을 의심하자. 둘째 맨홀 탱크 등 산소결핍이 의심되는 장소 출입 전에는 충분한 환기와 산소농도 측정으로 사전 안전을 확보하자. 셋째 밀폐장소에서 용접 및 유기용제 취급 작업 시는 지속적으로 환기를 실시하자. 넷째 산소결핍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때에는 송기마스크, 공기호흡기, 산소호흡기를 반드시 착용하자. 다섯째 사고발생 시 피재자를 구출하기 위해서 안전밸트 섬유로프 등을 착용한 상태에서 외부 작업자가 작업상태를 감시하자.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