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 큰 획을 그은 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여러 분야에서 선진국 도약을 향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세계에서 7번째로 2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천만명 돌파)에 가입했고, 이번 달에는 세계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상향했다.

뿐만 아니다. 이달 말이면 설립 47년 만에 WHO(세계보건기구) 한국사무소가 완전 철수를 한다. 6.25 전쟁 후 결핵, 한센병 등 각종 질병과 가난의 나라로 불리던 우리나라가 높은 보건의료수준을 인정받아 WHO사무소가 필요 없게 된 것이다. 명실공히 경제는 물론 보건의료분야에서도 선진국 수준에 올라섰음을 의미한다. 실로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영광과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리 국민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과 의식 개선에 주력한 결과 빠른 시간 내에 선진국 대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 국민의 교육에 대한 엄청난 열정은 세계사에도 유례가 없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헌데 믿기 힘들게도 이 뜨거운 교육열정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안전분야가 바로 그것이다.

안전분야는 우리가 아직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지 못한 유일한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높은 산업재해율이 이를 증명한다. 그간 지속적인 발전이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선진국 수준인 0.5% 미만 대 진입은 요원하기만 하다. 게다가 올해의 경우는 오히려 재해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기까지 하다. 특히 50인 이상 제조업의 산재는 그 증가추세가 더 가팔라서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는 진정한 선진국 진입을 위해 안전분야에서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필히 생각해봐야만 한다. 그동안 안전인들은 산업재해를 줄이고자 각고의 노력을 펼쳐왔다. 그 결과 수년째 0.7%대에 머물던 재해율이 최근 몇 년 사이 0.6%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그뿐이다. 또 다시 재해율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산업현장의 안전의식이 개선되지 못한 결과로 분석할 수 있다.

현장에서 안전수칙 준수를 위해 근로자 개개인에게 관리자 한명씩을 배치할 수는 없다. 결국 근로자 스스로가 안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의식을 개선해야 하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지속적인 안전교육이다. 교육은 누구나 알고 있듯 의식을 변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 수준의 재해율로 진입하려는 기로에 서있다. 그간의 작은 성과에 안심을 하여 안전교육을 소홀히 한다면 결국 최종 목적인 안전으로의 의식개선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이 땅에 항구적인 안전문화를 구축하기위해서 그간 안전관리를 잘해온 사업장은 흐트러짐 없이 안전교육을 더욱 성실히 실시하고, 산업재해가 발생하거나 증가한 사업장은 안전교육의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다가올 미래에는 ‘안전’분야가 나라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발전을 이끄는 선두마차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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