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명 | (주)풍산 부산사업장 안전환경팀장

올해 시작과 함께 4년간의 무재해 행진이 이어지길 간절히 염원했지만, 채 5일도 지나지 않아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큰 안타까움을 느꼈었다. 특히 재해예방활동의 습관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당시 사고는 장비가 완전히 정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자가 전면 방호문을 열고 위험점 내에 손을 넣는 순간, 클러치의 오작동에 의해 상부 펀치가 내려오면서 발생했다. 자칫 손목 절단 등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으나 다행히 펀치가 빗겨가 손등 측면부만 약간 다쳤다.

사고 조사결과, 장비와 인적요소 모두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해 즉각 후속조치를 실행했다. 우선 장비 측면의 불안전한 상태 부분은 정비하고 매뉴얼의 변경을 통하여 다시는 이런 결함이 발생치 않도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재해자에 대해서는 경고장을 발부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도록 권고했다.

장비도 문제였지만 이번 사고의 경우 재해자를 강하게 질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운전 중인 장비에 대해서는 손질을 하지 말라고 수도 없이 교육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서는 즉각 벌칙 등을 내렸다.

그런데도 여전히 수공구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손을 먼저 위험점 내에 들여놓는 행동을 하고 있으니 안타까움을 넘어 답답하기까지 했다. 실로 사람을 움직이는 의식의 전환과 안전한 행동의 습관화를 위해 다시 한 번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매일 아침 ‘작업 전, 안전행동 퍼포먼스 활동’을 통한 안전활동의 습관화에 주력했다.

그 시행절차를 보면, 우선 작업공정이나 반별로 전체 구성원이 해당 장비 앞이나 작업장에 모여서 일일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당해 장비 또는 작업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행동에 대해 설명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장비 주전원 스위치를 켜고 1분간 공회전을 시킨 후, 제품공급 상태를 확인하고 나서 클러치레버를 누른다는 말을 하면서 실제 행동을 동료들 앞에서 5분에서 10분정도 한다. 그리고 장비 정비 시에도 상황에 따른 절차를 순서대로 나열하여 설명한 다음 행동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숙련자 즉 고참 사원은 지금껏 있었던 사고사례까지도 설명함으로서 안전교육 훈련의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습관화를 통해 안전행동이 몸에 배도록 했다.

우리의 일상적인 하루 일과를 보면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식사 후 하루에 세 번 이를 닦거나 취침 전에 세수를 한다. 그런데 그 사실에 대해 의식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이런 행동들을 자동적으로 하곤 한다. 다시 말해 더 이상 의식할 필요도 없게 우리는 정해진 생활패턴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일상생활보다 더 복잡 다양한 일들을 처리하는 산업현장에서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를 습관화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즉 안전행동의 습관화가 되어 있지 않아서 늘 사고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의식화된 안전한 행동을 통한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모든 활동을 안전하게 순서대로 할 수 있도록 습관화 훈련이 필요하다. 습관화란 정해진 것을 언제라도 올바로 지키는 습관을 심어 주는 것이다.

습관화의 성공 정착을 위해서는 시작부터 엄격하게 교육하고 관리감독자가 현장을 순회 점검하면서 잘못된 점이 있을 때에는 즉시 지적하고 바른 습관을 갖도록 감독해야 한다. 식사 후 양치질을 하듯이 현장에서 보호구를 착용하고 규정을 준수하는 안전한 행동을 자동적으로 하게 될 때 비로소 무재해가 정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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