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 장순우

이상기후, 지구온난화라는 말이 더 이상 생소하지 않은 세상이다. 올여름만 해도 우리나라의 어떤 지역은 폭염에 시달리는가 하면 다른 지역은 폭우로 심각한 피해와 불편을 겪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 각국에서도 이상기후로 인해 재해나 생활의 제약을 겪었다는 뉴스를 쉽게 볼 수 있다.

기후 및 환경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기후의 원인을 화석연료의 과잉사용으로 인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급격한 증가라고 지적한다. 실로 현재 의식주뿐만 아니라 생활의 편리를 위해 제공되는 모든 재화나 서비스에 필요한 에너지가 거의 화석연료에 의존하며 그 사용량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비만 사회는 석유나 석탄 같은 유한한 자원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현재로서는 대체에너지 등은 경제성이나 효율성이 떨어지고 획기적인 에너지원이 당장에 개발될 가능성도 요원하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에너지절약과 이산화탄소의 증가를 억제하는 대책이 없을 경우, 인간의 생활 토대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인 생태계의 위기가 예상된다. 지금도 이러한 위기는 진행 중에 있으며, 우리는 이미 이러한 에너지의 과다한 사용에 따른 기후변화로 건강과 삶을 직간접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파국을 막기 위해 인류는 화석에너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개인들의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인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선택이 요구된다. 일상생활에서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며 가까운 것부터 시작된다.

먼저 자동차의 이용을 줄이자. 현재 우리는 짧은 거리도 자동차와 같은 저효율 고에너지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로 인해 에너지의 낭비뿐만 아니라 신체활동의 부족으로 인한 체력저하와 체중증가로 쉽게 비만상태가 되기 쉽다. 에너지 비만이 육체적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멀지 않은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등 일상생활에서의 신체활동을 늘리면서 환경도 살리고 건강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건강한 식품을 섭취하자. 현재의 범람하는 식품산업은 바쁜 현대인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각종 유해 첨가물로 뒤범벅되어 있다. 이들을 생산하기 위해 낭비되는 에너지들도 거대하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의료서비스에 의존하고 효과가 불분명한 건강보조식품에 돈을 투자하는 등 고생하며 먼 길을 돌아 다시 제자리를 찾는 것보다 엥겔지수가 조금 높아지거나 번거롭더라도 건강한 먹을거리를 챙기는 것이 훨씬 저렴한 건강법이다.

셋째, 쓰레기를 줄이자. 계획 없는 소비생활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나 생활용 쓰레기는 그 자체가 에너지낭비일 뿐만 아니라 처리에도 많은 비용과 환경오염을 초래하게 된다.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는 생활의 지혜와 재활용, 오래 쓰기와 같은 알뜰함과 여유로움의 미덕이 남에게 보이는 것에 치중해 소비생활에 급급한 라이프스타일보다 더욱 멋진 웰빙의 삶이다.

마음대로 에너지를 소비하고 풍요를 누리며 사는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 이제는 물질소비적인 문화가 아니라 에너지를 적게 쓰는 고도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가야 한다. 지구를 구하고, 도시를 구하고, 가족을 구하고, 나를 구하는 생태친화적 삶의 방식을 탐구하고 유쾌한 실천으로 지구와의 공존을 시작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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