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문화홍보실 고재철 실장

다음달 5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행사가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전국산업안전관계자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지는 이번 강조주간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문화홍보실을 찾아 이번 강조주간 행사의 근본적인 취지 및 의미를 알아봤다. 그리고 문화홍보실 고재철 실장을 만나, 그만의 안전신념에 대해서 들어보는 자리도 마련해봤다.

 


Q.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문화홍보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문화홍보실은 다양한 산재예방사업 중 일터의 재해예방의식을 고취하고 사회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업무분야로는 크게 안전의식 내재화를 위한 안전문화사업과 산업재해예방의 홍보를 담당하는 홍보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안전문화사업으로는 사업장 무재해운동 지원, 학교안전교육 지원, 민간단체 안전운동 육성 및 지원, 안전점검의 날 행사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홍보사업분야는 TV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매체를 통해 재해예방 정책과 안전보건 정보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KBS-2TV에서 방영 중인 위기탈출넘버원, 그리고 TV 안전보건캠페인 등이 홍보활동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Q. 실장님이 생각하시는 안전이란 무엇인가요.

위험을 없애고 피해가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로 안전입니다. 위험을 보지 못하면 안전은 알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전과 위험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안전이 없으면 바로 위험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Q. 최근 재해자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바라보시는지요.

지난 2006년 서울대 의대에서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1년 전체 외상환자는 1,300만건이라고 합니다. 그 중 287만건이 산업재해로 치료를 받은 것이고 이중 100만건만이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한 사업장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100만건 중 10만건만이 산업재해보상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즉, 산업재해로 집계된 건수는 전체 산업재해 중 5%도 채 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그동안 많은 근로자들이 산업재해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재보상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산업재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되면서 산재보상을 받는 근로자가 늘어나 표면적으로 산업재해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고 보면 앞으로도 산업재해가 증가할 개연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산업안전관리 정책이 잘못됐다기 보다는 앞에서 언급한 듯이 산업재해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런 점을 볼 때 이제부터는 각종 재해예방 정책 및 사업들이 산업재해건수 보다는 전체 산업현장에 녹아있는 위험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위험을 줄인다면 자연히 산업재해도 줄어들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산재 증가는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입니다.

Q. 우리나라 안전문화의 개선점, 그리고 이와 관련해 공단에서 추구해나갈 산재예방 정책의 방향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지 않습니다. 즉 위험을 인식할 수만 있다면 부주의와 사고는 확연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근로자들 스스로가 위험을 인식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공단은 ‘조심조심 코리아’라는 모토 아래 일상생활에서나 작업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먼저 위험을 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근로자들에게 안전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근로자 스스로가 위험을 예지하고, 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연스럽게 나서는 상황이 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둘 방침입니다.

Q. 다음달 5일부터 진행되는 산업안전강조주간 행사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산업안전강조주간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의 산업안전 문화가 점진적인 발전을 이루어왔다고 하나, 여타 선진국과 비교해볼 때 아직 열악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선진국과 비교할 때, 근로자 1만명당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사고성 사망만인율’의 경우, 영국의 14배, 일본이나 독일의 4배, 미국보다 2배가 높은 실정입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10년간 일터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의 산업재해를 줄이겠다는 국민적인 관심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행사는 이러한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알려, 안전에 대한 범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열리는 행사입니다. 안전보건관계자뿐 아니라 전국민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다시 한 번 안전의 실천을 다짐하게끔 하는 의미있는 행사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Q. 올해 강조주간 행사의 특징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전이라는 것은 안전관계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일반 국민들이 더욱 공감하고, 실천에 옮겨야만 그 의미가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행사는 안전관계자들만의 행사로만 여겨져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안전이 무엇보다 필요한 사람은 일반 국민들인데 이미 중요성을 알고 있는 안전관계자들에게만 의미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국민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참여형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실시해온 안전보건 UCC공모, 안전동요제 외에 TV 프로그램의 강조주간 특집 방송(KBS 1대100), 안전사회 만들기 사이버문학 공모전, 안전문화 페스티발 행사 등을 새롭게 추가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범국민 안전보건 축제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Q. 이번 강조주간을 통해 공단 차원에서 적극 홍보해나가실 사항이 있다면?

우리 공단은 강조주간을 맞아 안전문화 캠페인의 슬로건을 ‘조심조심 코리아’로 정했습니다. 그동안 ‘빨리빨리’ 문화가 우리경제의 고속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의 하나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대한민국의 안전에 대한 중심가치로 ‘조심조심’ 문화를 정립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조심조심 코리아’의 구체적 실천 슬로건으로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입니다’와 ‘안전앞에 늘 겸손하세요’ 등 2가지로 정했습니다. 일상 속에서 흔히 지나치기 쉬운 위험요인을 꼼꼼히 살펴보고, 익숙한 일이라도 자만하지 말고 원칙을 지키자는 의미입니다.

이번 강조주간의 기본방향 역시 ‘조심조심 코리아’에 두고 있으며, 전체 행사 기간 동안 구체적 실천 슬로건과 함께 강조될 것입니다.

Q. 올해 강조주간 행사의 열기를 미리 예상해보신다면?

지난해 강조주간행사에서 4일간 개최된 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는 1만명에 가까운 관람객(9,747명)이 찾았으며, 세미나의 경우 2,800여명의 안전보건관계자가 참석하였습니다.

경기 회복세 등을 감안한다면 올해에는 지난해 보다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행사 내용면에서도 참여형 행사가 확대됨에 따라 안전보건관계자 외에도 일반시민들의 많은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Q. 끝으로 이번 강조주간 행사와 관련해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15위권의 경제대국으로, 경제적 수준은 이미 선진국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세계시장 1등 품목이 121개에 달하고,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1위에 달하는 등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으며, G20 국가정상회의를 개최할 만큼 국제적 위상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안전문화는 아직 여기에 비해 성숙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진정한 세계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물질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선진화가 요구됩니다. 행복한 가정, 번영하는 기업,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안전이 문화로 정착되어야 합니다.

아무쪼록, 이번 강조주간 행사가 안전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주변의 위험을 항상 살필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또 ‘조심조심 코리아’에 대한 관심과 실천으로 안전한 일터, 건강한 근로자, 행복한 대한민국이 만들어질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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