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느낄 수 있는 그곳들로 떠나보자


어느새 주위가 봄기운으로 가득하다. 이런 계절의 변화는 피부로도 느낄 수 있지만 우리네 식탁에서도 바로 알 수 있다. 냉이 등 봄나물과 도다리를 비롯한 제철 생선들이 식탁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봄기운 물씬 품은 음식들은 겨우내 잠들어 있던 미각을 깨우는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특유의 봄 기운을 음식을 통해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봄에 느끼는 최고의 맛, 봄도다리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에는 도다리 맛이 일품이다. 봄 도다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경남 사천 삼천포항이다. 제주도 근처에서 겨울 산란기를 지낸 도다리가 매년 3월쯤 삼천포 앞 바다에서 잡히기 때문.

도다리는 주로 뼈째 썰어내는 세꼬시로 먹는데 살이 꽉 차서 찰지고 쫄깃하다. 특히 하얀 살과 함께 씹히는 뼈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낸다고 한다.

아울러 사천에는 봄 도다리만큼이나 매력적인 것도 많다. 해안데크 따라 바닷가를 산책할 수 있는 노산공원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공원 안에 마련된 박재삼문학관, 삼천포와 창선도를 잇는 삼천포대교,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거북선을 선보여 승전을 거둔 사천해전의 현장 등도 맛 기행을 끝난 후 들러보기에 충분하다.

 


봄바다의 강렬한 맛, 간재미

충남 당진의 봄 포구는 싱싱한 간재미회를 즐기려는 미식가들의 발길로 분주하다.

간재미는 갱개미로도 불리는데 모양새는 홍어 새끼와 비슷하다. 홍어와 생김이 비슷하다고 해서 먹는 방식이 같은 것은 아니다. 홍어는 삭힌 뒤 톡 쏘는 맛을 즐기지만 간재미는 삭히지 않고 회무침으로 즐겨먹는다.

당진에서 건져 올린 간재미는 힘이 좋고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성구미 포구가 간재미로 명성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장고항이 유명세를 이어받았다. 장고항에서는 3월 중순이 지나면 실치회도 맛볼 수 있다.

간재미회를 맛본 후에는 장고항에서 지척거리에 있는 왜목마을을 찾아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왜목마을에서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서해의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당진까지 갔다면 김대건 신부의 생가가 있는 솔뫼성지와 필경사, 함상공원도 찾아가 보도록 하자.

자연이 만들어낸 맛, 영광굴비

전남 영광 법성포는 서해바다가 육지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는 천혜의 항구다. 이곳은 연중 내내 어선들로 북적이지만 봄철에는 유난히 활기차다. 조기가 알을 품었을 때 영광 앞바다인 칠산바다에서 잡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조기는 알을 뱄을 때가 가장 맛있다.

영광에서는 싱싱한 조기를 살짝 염장한 후 말려 굴비로 만든다. 촉촉함이 살아 있는 굴비는 불에 굽기만 해도 훌륭한 요리가 된다. 바싹 말린 전통굴비를 쌀뜨물에 담갔다 쪄내는 굴비찜도 최고의 맛을 낸다.

굴비를 맛보고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와 백수해안도로의 영광해수온천랜드, 노을전시관, 군남리의 연안김씨 종택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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