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입이 즐거운 그곳으로

계절의 발걸음은 참으로 빨라 어느새 겨울을 등지고 봄이 찾아왔다. 흔히 봄을 일컬어 만화방창(萬化方暢)이라는 표현을 쓴다. 따뜻한 봄날이 되면 온갖 생물이 나서 자란다는 뜻이다.

이런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자연의 잔치상이 고스란히 차려져 있는 장터를 꼽을 수 있다. 우리네 몸에 봄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장터를 찾아가 보자.


시끌벅적한 도심 속 장터

빛고을 광주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에 이은 우리나라 다섯 번째 대도시다. 또 광주는 호남지방(湖南地方) 최대 허브도시이기도 하다. 이런 거대 도시 한가운데 오아시스처럼 5일장이 열린다.

광주공항에서 멀지 않은 광산구에 송정장이 서는 것이다. 이 시장의 모태는 선암나루 근처에 생겨났던 선암장이다. 당시 이곳에서는 호남평야에서 자란 윤기 나는 쌀과 서남해 갯벌에서 올라온 각종 해산물이 모였었다.

예전에 비해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송정장은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맘때 송정장에는 매생이, 감태, 파래, 김 등의 지역 특산물과 함께 나주, 함평, 영광, 목포에서 올라온 봄철 먹거리로 풍성하다.

백두대간에서 캐온 봄나물을 한 곳에

쌀, 목화, 누에고치로 유명한 삼백(三白)의 고장 상주. 상주는 낙동강을 끼고 있는 교통의 요지다 보니 자연스레 충청도, 경상도의 물산이 집결하는 큰 장이 섰으며, 오늘날까지도 5일장이 유지되고 있다.

상주 5일장에서는 청화산, 국수봉 등 백두대간 자락에서 자란 과일과 채소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봄철이면 냉이, 달래, 두릅, 쑥, 머위 등 보약과 다름없는 봄나물이 선을 보인다. 아울러 우리나라 곶감 생산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상주곶감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리산 정기받은 물산이 가득

지리산을 중심으로 남쪽에는 화개장터가 유명하다면 북쪽에는 인월장이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인월 5일장은 전라도 사람과 경상도 사람이 한데 어울려 물건을 사고 파는 장터다.

봄날이면 산나물을 비롯해 남해안에서 올라온 해산물과 지역 특산물인 남원 목기, 흑돼지, 인월막걸리, 고로쇠약수 등이 장터를 가득 메운다.

토요일에는 상설시장도 열린다. 이때에는 국악공연, 약장수공연, 마술쇼 등이 전국의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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