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산업재해자수는 총 97,821명, 재해율은 0.7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8년(95,806명, 0.71%)에 비해 재해율은 0.01p 줄어든 수치이지만, 재해자는 2,015명이 늘어난 수치다.

결국 1만명 가량의 산업재해자를 줄이고, 재해율 0.6%대 시대로 들어서겠다는 지난 한 해 노동부의 목표도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노동부의 지난 한해 노력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지난 한해 중점적으로 목표를 뒀던 재해다발 업종(제조업, 건설업)의 재해자 수가 2008년도와 비슷하거나 감소하는 등 상당한 효과를 본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앞으로의 전망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본지는 지난 한해 재해 현황을 업종별 규모별로 분석해보고, 앞으로의 산재 예방정책의 방향을 예상해보는 자리를 마련해봤다.
“기타의사업 재해자 수, 처음으로 제조업 넘어”

▶전체 재해자 업종별 분석

지난해 전체재해자 수 97,821명을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 등을 포함하는 기타의사업 33,961명, 제조업 32,997명, 건설업 20,998명, 운수창고통신업 4,372명, 희망근로 등을 포함하는 임업 3,091명 순이었다. 지난 2008년(제조업 35,819명, 기타의사업 33,449명)과 달리 지난해의 경우 기타의사업이 제조업을 제치고 가장 많은 재해자수를 나타냈다.

세부업종으로는 기타의사업의 경우 음식 및 숙박업 등 기타의 각종사업(20,217명), 위생 및 유사서비스업(4,345명), 건물 등의 종합관리사업(3,957명) 등에서 많이 발생했으며, 제조업은 비금속광물제품.금속제품 등의 제조업(5,509명), 기계기구제조업(4,886명), 화학제품제조업(2,925명) 등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났다. 이들 업종을 규모로 볼 때는 주로 5~49인 사업장(기타의사업 15,449명, 제조업 16,543명)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아울러 전년 대비로 볼 때는 제조업의 경우 8%, 운수창고업은 7.7%가 각각 감소했지만 기타의사업의 경우 12.6%, 임업은 85%가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0.8%↑)의 경우 전년 대비로 큰 폭의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전체 사망자 2,181명을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 606명, 제조업 561명, 기타산업 474명, 광업 399명, 운수창고통신업 132명, 전기가스상수도업 9명 순이었다. 규모별로 보면 건설업의 경우 5인 미만(211명), 그 외 제조업과 기타 산업의 경우 5~49인 사업장(제조업 265명, 기타산업 210명)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사망자 현황을 지난 2008년과 비교해볼 때는 전기가스상수도업이 28.6% 증가했을 뿐, 그 밖에 다른 업종은 모두 감소했다. 감소폭은 제조업 7.4%, 건설업 12.2%, 운수창고통신업 27.9%, 기타산업 8.8%, 광업 4.1% 등으로 나타났다.

▶전체 재해자 규모별 분석

전체재해자를 규모별로 볼 때는 5인 미만 33,663명, 5~49인 44,196명, 50~99인 6,745명, 100~299인 6,778명, 300~999인 3,100명, 1000인 이상 3,339명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에도 전체 재해자 중 78.3%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바 있는데, 지난해에도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재해자가 전체의 79.6%(5인미만 34.4%, 5~49인 45.2%)에 달할 정도로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에 비해서는 5인 미만과 5~49인 사업장이 각각 8.9%, 0.1% 증가했으며, 그 외 모든 규모에서는 최소 0.9%부터 최대 14%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현황을 보면 5인 미만 584명, 5~49인 741명, 50~99인 193명, 100~299인 298명, 300~999인 239명, 1000인 이상 126명 등으로, 역시 5인 미만과 5~49인 규모의 비율이 전체의 60.8%에 달할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전년 대비로는 5인 미만이 3.9%, 5~49인이 9.4% 감소하는 등 모든 규모에서 사망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도, 협착, 추락 등 3대 재해가 56%”

▶ 사고성 재해자 업종별 분석

전체 사고성 재해자(89,100명)를 주요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29,779명, 건설업 20267명, 기타의사업 30,716명, 운수창고통신업 4,010명, 임업 2921명 등으로 나타났다. 주로 기타의사업(34.5%), 제조업(33.4%)에서 발생한 가운데 이들 업종에서도 5~49인 사업장(기타의 사업 13,856명, 제조업 15,237명)에서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로 볼 때는 임업이 80.8%, 기타의사업이 14.2%, 건설업이 0.9% 증가한 반면 제조업과 운수창고통신업의 경우는 각각 6.3%, 6.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고성 사망자(1,401명) 현황은 건설업 559명, 제조업 392명, 기타산업 316명, 운수창고통신업 101명, 광업 29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는 건설업(39.9%)에서, 그중에서도 5인 미만의 사업장(197명)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전년대비로 볼 때는 광업이 123.1%, 기타산업이 6.4% 증가한 반면, 그 외의 업종은 모두 감소했다. 감소폭은 제조업 3.9%, 건설업 8.7%, 운수창고통신업 11.4%였다.

▶사고성 재해자 규모별 분석

사고성 재해(89,100명)를 규모별로 보면 5인 미만 31,633명, 5~49인 40,616명, 50~99인 6,047명, 100~299인 5,824명, 300~999인 2,490명, 1000인 이상 2,490명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50인 미만 사업장의 사고성 재해자(81.1%)가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전년대비로 볼 때는 100~299인, 1000인 이상을 제외한 모든 규모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전년대비로 2,772명(9.6%)이 증가하면서, 증가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아울러 사고성 사망자는 5인 미만 450명, 5~49인 545명, 50~99인 119명, 100~299인 149명, 3300~999인 102명, 1000인 이상 36명 등으로 기록됐다. 5~49인 규모(38.9%)에서, 그 중에서도 제조업(193명)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전년대비로 볼 때는 5인 미만, 50인~99인, 1000인 이상 등은 각각 1.7%, 31.6%, 16.3%가 감소한 반면, 5~49인, 100~299인, 300~99인 등은 각각 0.4%, 1.4%, 22.9%가 증가했다.

▶사고성 재해자 유형별 분석

사고성 재해를 재해유형별로 보면 전도 20,184명, 협착 16,174명, 추락 13,589명, 낙하비래 8,337명, 충돌 8,438명, 절단.베임.찔림 7,310명, 기타 15,068명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전도, 협착, 추락 등 3대 재해의 발생률이 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대비로는 추락이 3.1%, 낙하비래가 3.8%가 감소했을 뿐, 그 외에는 모두 증가했다. 증가율은 전도 8.9%, 협착 6.1%, 충돌 15.9%, 절단.베임.찔림 10.5% 등이었다.

사망자는 전도 94명, 협착 123명, 추락 450명, 충돌 70명, 낙하비래 86명, 교통사고 272명, 기타 306명 등이었다. 전체의 32%를 차지한 추락 사망자의 경우 건설업(292명)에서, 전도 및 협착재해의 경우는 제조업(전도 37명, 협착 85명)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로 볼 때는 추락(3.8%↓), 전도(5.1%↓), 낙하비래(15.7%↓), 교통사고(5.2%↓) 등은 감소한 반면, 협착과 충돌재해의 경우 각각 18.3%, 27.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상 질병자, 전년 대비로 대폭 감소”

업무상 질병발생현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한해 업무상 질병자수는 8,721명, 업무상 질병 사망자수는 780명이었다. 이는 지난 2008년(업무상 질병자 9,734명, 업무상질병 사망자 974명)에 비해 각각 1,013명, 194명이 줄어든 수치다.

업무상 질병자(8,721명)를 업종별로 볼 때에는 제조업(3,218명, 36.9%)에서, 그중에서도 5~49인 사업장(1,306명)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아울러 질병사망자는 광업(370명, 47.4%), 그중에서도 석탄광업(328명)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규모별로 보면 업무상 질병자의 경우 5인 미만 2,030명, 5~49인 3,580명, 50~99인 698명, 100~299인 954명, 300~999인 610명, 1000인 이상 849명, 질병사망자는 5인 미만 134명, 5~49인 196명, 50~99인 74명, 100~299인 149명, 300~999인 137명, 1000인이상 90명 등이었다. 지난해 대비로 볼 때는 모든 규모에서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한편 작업관련성 질환자는 뇌심혈관질환 639명, 신체부담 1,343명, 요통 4,879명 등으로, 요통의 비중이 전체의 71.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업종별로 볼 때 뇌심혈질환 및 요통은 기타산업(뇌심혈질환 292명, 요통 2,266명)에서, 신체부담작업은 제조업(707명)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들 통계를 종합해보면 지난해에는 희망근로사업을 포함하는 임업과 서비스업을 포함하는 기타의사업 등에서 재해자가 크게 증가했으며,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의 재해율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동안 집중관리됐던 제조업의 재해율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아울러 사망사고 등의 중대재해는 대체로 줄어들었지만, 전도재해 등 가벼운 사고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결과는 올해 노동부의 산업안전 정책의 방향을 설정해주는데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노동부와 한국사업안전보건공단은 재해율의 목표를 0.65%로 설정하고, 각종 재해예방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기존의 산업안전 정책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지난해 재해가 크게 늘어난 서비스업 등의 기타산업, 임업 등의 재해를 막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 올해 산업안전 정책의 주요 방향이다.

서비스업의 경우 공단에 서비스업재해예방실을 신설하여 산재예방 지원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도소매업종 등 6개 세부 업종 10만개소에 대해서는 집중지원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희망사업 근로자에게 안전교육을 의무화시키고, 위험 작업현장에 대해서는 안전점검을 강화하는 등 희망근로사업의 재해율을 낮추는데도 심혈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국유림영림단, 산림조합 등 각종 산림단체와의 공조체계를 더욱 강화시켜 산림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안전도 적극적으로 확보해나가기로 했다.

이같은 올해 정부의 정책들이 실효성을 맺으면서 최근 10여년 동안의 숙원이었던 0.6%대의 재해율이 이뤄질 수 있을 지, 각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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