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10일 여섯 번째 국가안전대진단이 마무리됐다. 국가안전대진단은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2015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실시돼 왔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국가안전대진단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정부는 점검기간과 대상, 참여 기관수를 줄여 단행했다. 코로나19로 국가의 행정력이 마비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도, 정부가 안전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은 분명 박수를 받아 마땅한 일이다.또 감사원이 발표한 ‘국가안전대진단 사업 추진실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
사설
2020.07.31 14:04
-
올해 초 정부는 전국 스쿨존의 안전을 대폭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의 핵심은 스쿨존 내 차량 속도 제한을 강화하고, 교통안전시설을 획기적으로 개선함과 동시에, 운전자 시야의 사각지대를 양산하는 스쿨존 내 주·정차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다.여기에 더해 지난 3월 25일부터는 이른바 ‘민식이법’도 시행됐다. 지난 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故 김민식 군의 사고 이후 발의된 이 법안에는
사설
2020.07.17 14:26
-
“안전은 국민 삶의 기본이고 성숙한 사회의 첫걸음이다. 꾸준하게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안전이 결코 비용의 낭비가 아니라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로 인식돼야 한다”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전부 개정 산안법의 하위법령을 심의·의결하면서 이 같이 언급했다.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바와 같이, 여전히 우리사회에서는 안전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소모성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경제 성장기에 만연했던 ‘빨리 빨리 문화’가 과정보다는 결과를 우선시했기 때문에 안전의
사설
2020.07.03 13:42
-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의 산업재해율과 재해자수, 사망자 수 모두 전년 동기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의 염원으로 탄생한 전부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지난 1월 16일 시행됨에 따라 산업재해가 줄어들 것이라는 다수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결과임이 분명하다.사실 올 초까지만 해도 개정 산안법의 시행이 ‘2022년까지 산재 사고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목표에 돛을 달아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현장의 근로자들은 여전히 죽음의 위험에서
사설
2020.06.12 10:47
-
“내 저승 가서라도 꼭 그 은혜 갚겠습니다. △△△엄마 아빠, ㅇㅇ슈퍼 누님, □□□호 사모님 정말 그 은혜 갚겠습니다. 꼭 밝혀주세요 이 죄를. 경비가 억울한 일 안 당하도록 제발 도와주세요. 힘없는 경비 때리는 사람들 꼭 강력히 처벌해 주세요.”입주민의 극심한 폭행과 폭언 등 이른바 ‘갑질’에 시달리던 아파트 경비원 故 최희석씨는 세상을 등지기 전 이렇게 유언을 남겼다.최씨는 2018년 8월부터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다. 홀로 두 딸을 키워온 최씨는 성실함과 친절
사설
2020.06.01 09:22
-
2008년 1월 7일 공사가 진행 중이던 이천 냉동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4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당했다. 우레탄 발포작업으로 인해 발생한 유증기에 용접 불꽃이 튀면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화재는 작업장 내부 벽면과 천장에 도배된 우레탄폼을 태웠고, 우레탄폼이 타면서 내뿜은 유독가스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다.샌드위치 패널은 얇은 철판이나 판자 속에 스티로폼 또는 우레탄폼을 넣은 건축용 자재로, 주로 물류창고 건축현장에서 많이 쓰인다. 화재에 취약하고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가 많이 발생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음에도
사설
2020.05.18 10:51
-
최근 완연한 봄 날씨가 연일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다소 완화하면서 산을 찾는 행락객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으로 조심스러운 분위기임에도 기어코 나서는 이들에게 ‘가지 말라’며 발목을 잡지 못하는 이유는 그동안 쌓인 답답함과 스트레스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아직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행을 할 때도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그리고 또 하나 중
사설
2020.05.06 11:20
-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당시 정부는 위기 극복의 방안 중 하나로 산업안전 규제 완화를 택했다.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통해 동일 산업단지 내 안전관리자의 공동채용을 허용하고 안전관리자 의무고용인원을 하향 조정했다. 이외에도 유해작업 도급 시의 안전·보건평가를 중단하고, 프레스·리프트에 대한 정기검사를 면제해 주는 등 산업현장의 각종 안전규제를 느슨하게 풀어줬다.당시는 수십 년간 이어진 성장일변도의 기조 속에서 어렵사리 안전문화의 싹이 트던 상황이었는데
사설
2020.04.17 10:23
-
자정 전에만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전까지 주문한 상품이 집 앞에 놓여있다. 택배 회사들이 야심차게 내놓은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시스템이 가져온 요즘 풍경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택배시장 규모는 2014년 3조9800억 원에서 2019년 6조67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택배 물량은 16억2320만 박스에서 28억 박스로 대폭 증가했다.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이 늘면서 택배 시장규모는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으며, 앞으로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이러한 경제성과 편리함에 현혹되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택
사설
2020.04.06 15:35
-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의료인이라는 마음으로 감염원을 차단해야 합니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 회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코로나19가 우리사회를 강타한 이때 전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감염병이고, 전 사회적인 피해가 추정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예방 및 대응을 위해서는 너무나 당연하고, 이치에 맞는 말이다.사회구성원 모두의 의지를 결집해야 하는 상황이건만 코로나가 들춘 대한민국의 민낯은 씁쓸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전국
사설
2020.03.13 14:35
-
안전한 일터를 소망하는 노·사·민·정의 뜻을 모아 28년 만에 전부 개정한 산업안전보건법이 지난 1월 16일 시행에 들어갔다. 그 뒤로 한 달여가 지난 지금 현장의 분위기는 어떠할까. 분명한 건 크게 반기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노동자를 위험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법인데 노동계가 냉소를 보내고, 기업가들이 강조하는 안전경영에 법적 책임과 권한을 확대해 줬는데 과하다고 원성이다. 정부는 최선을 다했다 하고 국민은 부족하다 한다.무엇이 제도와 현장의 괴리를 불러온 것일까.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사설
2020.03.04 11:08
-
지난 7일,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에 쓰일 보건용 마스크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나선지 단 하루 만에 한 유통업자가 마스크 105만개를 현금 14억 원에 불법거래 하려던 현장이 적발됐다. 이는 최근 국내 마스크 일일 생산량인 900만 개의 10%를 상회하는 물량이자, 단일 건으로 최대 규모의 불법 거래량이었다. 마스크 한 장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라며 너도나도 호소하던 국민들은 이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분노했다.이 뿐만이 아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0명을 넘어가던 1월 31일을 기점으로 일주
사설
2020.02.20 15:09
-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사망자 수가 전년대비 116명(11.9%) 줄어든 855명을 기록했다.1999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15년 동안 1000명대를 유지했던 산재 사고사망자수가 2014년 992명으로 감소한데 이어 처음으로 800명대에 진입한 것이다.사망만인율 역시 최초로 0.4‱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순간 이뤄낸 우연의 결과물이 아닌 노사민정의 오랜 노력이 일궈낸 자랑스러운 성과라 할 수 있다.고용노동부는 건설업을 대상으로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안전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개편한 정부 정책 등이 주효했다
사설
2020.01.17 13:52
-
“우리 사회의 수많은 정직한 노동을 절망하게 했던 한 청년의 죽음 이후 1년 가까운 사회적 논의 끝에 마련된 방안들입니다. 한 발을 내딛어야 다음 발도 내딛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의 외주화 문제에 대한 의미있는 법안이라고 생각합니다”지난달 17일,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전부 개정안을 의결하는 국무회의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말이다.지난해 12월 27일 국회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1년여 만인 지난달 24일과 26일에 하위법령(시행령, 시행규칙)이 개정, 공포됐다. 이로써 산
사설
2020.01.03 15:00
-
“땅, 땅, 땅.”지난 10일 문희상 국회의장의 타봉 소리가 국회 본회의장에 울려 퍼지자, 방청석에서 울음 섞인 탄식이 나지막이 흘러나왔다. 고(故) 김민식 군의 부모가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아낸 것이다.이날 국회는 어린이생명안전법 5개 가운데 이른바 민식이법과 하준이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 결과가 나오기까지 너무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기에 국회를 치하하지는 못하겠지만, 어쨌든 법안 통과로 향후 어린이교통안전은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우선 1만6789개(10월 기준) 스쿨존에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가 의
사설
2019.12.16 17:25
-
벌써 12월이다. 부푼 기대와 설렘을 안고 시작한 2019년도 어느덧 저물어 가고 있다.정부를 비롯한 산업안전보건분야가 올해 가장 역점을 두었던 것은 ‘산재사고 사망자수 감소’였다. 여기에 모든 행정력이 집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예방과 감독에 힘을 쏟았다. 안전보건인들의 간절함이 통해서 일까. 다행히 아직까지는 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지난달 26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9월말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사고 사망자수는 66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명이나 감소했
사설
2019.11.29 11:04
-
“제가 가장 사랑하는 우리 엄마가 상담해 드릴 예정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연결해드릴 상담원은 우리 회사가 아끼는 팀원이자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어느 유명기업의 콜센터 통화연결음이다. 지난해 10월 18일 ‘감정노동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부터 기업, 기관, 지자체 등은 자사의 콜센터 직원들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앞 다투어 콜센터 통화연결음을 위와 같은 감성적 메시지로 바꾸었다. 또 백화점이나 병원 등 감정노동자가 많은 회사들 역시
사설
2019.11.19 17:48
-
오는 12월 10일이면 고(故) 김용균 노동자가 산재로 숨을 거둔지 1년이 된다. 이 1년의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처리가 지지부진하던 산업안전보건법의 전부 개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산재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국민 생명지키기 프로젝트가 본격화됐고,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기 위한 범정부적인 정책이 다각도로 추진되고 있다. 이 모든 일의 시작과 중심에 ‘김용균’이 있었다.고(故) 김용균 노동자의 가장 큰 업적은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넘어 잘못된 원·하청 구조, 나아가 산업재해의 위험성
사설
2019.11.01 11:23
-
걸어가기에는 좀 멀고 차를 타기엔 애매한 거리를 ‘공유 이동수단’을 통해 편히 이동하는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서울시의 공유 자전거 서비스 ‘따릉이’가 있다. 따릉이 서비스란 서울시내 지하철 출입구, 버스정류장, 관공서, 은행 등 주요 기착점에 마련된 무인 따릉이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사용한 후 반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비용 지불은 따릉이 앱이나 PC에서 이용권 구매를 통해 이뤄진다.필요할 때 언제든 누구나 쉽고 편하게 적은 비용에 이용을 할 수 있다 보니 큰
사설
2019.10.21 17:22
-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산재환자의 화상 치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화상인증병원이 이달 1일부터 기존 4개소에서 9개소로 확대됐다. 현재 서울·부산 등에만 있는 화상인증병원이 대구, 광주, 전주, 청주, 진주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보다 많은 산재환자가 치료비 걱정 없이 충분히 요양을 할 수 있게 됐다. 화상인증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피부보호제, 드레싱류 등 공단에서 정한 치료재료에 대해서 산재환자의 비용 부담이 없고, 일반 의료기관에서 제공하지 않는 수부 재활운동프로그램 등도 이용할 수 있다.또 지난달 9일에는
사설
2019.10.07 14:49